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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서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를 성공시킨 후 포효하는 로리 매킬로이. [사진=masters.org]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제89회 마스터스(총상금 2100만 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하며 골프 역사상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13일(미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먼저 경기를 끝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서 버디를 잡아 극적으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20만 달러(약 60억원).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진 사라젠과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러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통산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사라젠은 1920∼1930년대, 호건은 1940∼1950년대, 플레이어는 1950∼1960년대, 니클러스는 1960년대, 우즈는 1990∼2000년대에 각각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한 매킬로이는 이후 2012년 PGA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으며 마지막 메이저 우승후 3920일 만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췄다. 매킬로이는 대기록 달성에 감격한 듯 챔피언 퍼트를 마친 후 한동안 그린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매킬로이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정말로 감정 소모가 많은 한 주였다“며 ”롤러코스터 같은 라운드 끝에 최후의 승자가 돼 기쁘다. 평생 염원하던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이어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거둔 2014년 8월 이후 늘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과제가 있었다”며 “그동안 좌절이 찾아올 때마다 실망감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 오늘 마침내 이뤄냈는데 내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18번 홀(파4)서 1.5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전을 허용한 매킬로이는 그러나 같은 홀서 치른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시켜 파에 그친 로즈를 제쳤다. 매킬로이는 17번째 마스터스에서 마침내 그린재킷을 차지하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던 로즈는 72번째 홀에서 5m 거리의 만만찮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6언더파 66타를 쳐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으나 연장전에선 3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로즈는 지난 2017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게 연장전에서 패해 준우승을 거둔 후 8년 만에 찾아온 연장승부에서 또 무릎을 꿇었다.
패트릭 리드(미국)는 17번 홀(파4)에서 나온 샷 이글에 힘입어 3타를 줄인 끝에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 단독 3위에 올랐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티로 단독 4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매킬로이와 챔피언조로 격돌했으나 샷 난조로 3타를 잃는 바람에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임성재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13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이며 이글로 연결시키는 등 3언더파 69타를 쳐 순위를 공동 5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2020년 준우승 이후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임성재는 세계랭킹을 22위로 끌어올렸다.
경기 막판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우승 경쟁을 하던 루드빅 오베리(스웨덴)는 17, 18번 홀서 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4타를 잃어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단독 7위로 밀려났다. 18번 홀(파4)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로 보낸 오베리는 벙커에서 두번만에 탈출했으며 4온 후 쓰리 퍼트까지 범해 순식간에 3타를 잃고 말았다.
안병훈은 버디 3개에 보기 2개로 1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21위에 오른 반면 김주형은 7오버파 77타로 무너져 최종 합계 9오버파 297타로 공동 52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