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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요안나 씨의 친오빠 오창민 씨가 4월 30일 동생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의혹이 있는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생일을 맞아 친오빠가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오요안나의 친오빠 오창민 씨는 4월 30일 동생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다”며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다”면서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 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다”고 했다.
오 씨는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란다”며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휴대폰에선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이 유서엔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해자 4명의 실명이 특정됐고, 유족은 이 중 1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는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해 조사 결과를 방송문화진흥회에 보고했지만 2차 가해 우려 등을 이유로 대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