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이노 사장 “자강의 자세로 미래 준비해야”…사장단 연봉 최대 30% 반납

7일 구성원에 이메일 메시지
위기 극복 위해 임원 오전 7시까지 출근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여파로 국내 정유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자강(自强)’을 통해 미래 에너지 시대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사장단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연봉의 최대 30%를 반납하는 것을 검토한다.

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박 사장은 전날 계열사 전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 레터에서 “우리 스스로 일터를 지켜내겠다는 자강의 자세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을 더 강한 회사로, 더 좋은 일류 회사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과 관세 전쟁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생존부등식’을 지키고 미래 에너지 시대를 준비해 SK이노베이션을 더 강한 회사로 만들자”며 구성원을 독려했다.

박 사장이 언급한 생존부등식은 ‘고객 가치가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크고, 고객이 지불한 가격보다 원가가 낮은 구조’를 의미한다. 미·중 갈등 심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등 각종 불확실성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박 사장은 판단한 것이다.

박 사장은 “저를 비롯한 리더들이 생존부등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답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하는 방식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불요불급한 비용 최소화 등 일상의 노력이 모일 때 큰 힘을 만들 수 있다”며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즉 ‘지난이행’의 마음가짐이 절실한 때”라고 덧붙였다. 지난이행은 올해 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사자성어다.

박 사장은 “우리에게는 과거 외환위기, 소버린 사태, 코로나 위기 등 여러 차례의 경영 위기를 일치단결해 이겨낸 강한 패기의 DNA가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 계열 모든 리더와 구성원이 힘을 한데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전기화 시대, 새로운 미래 에너지 시대를 준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사장단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연봉의 20∼30%를 자율적으로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미 지난해 초 취임 후 첫 임원 간담회에서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고, 임원들에게 오전 7시 출근을 권고한 바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