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문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주소현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1일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과거 행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에 대한 사과와 단절,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 이어 오늘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당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이 문제를 깊이 반성하며 근본적으로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드리겠다”며 “대통령 영부인의 사회적 활동은 이 사회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절망하고 소외된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어려움 속에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들께 도움이 돼 드리는 사회적이고 공적인 지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직하고 깨끗하며 모든 국민들과 솔직하게 소통하고 서민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진정으로 국민의 식구 같은 영부인을 소망한다”며 “국민의힘은 이러한 반성과 소망을 담아 다음에 세 가지 약속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첫번째,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투명한 검증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영부인의 과거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사적인 영역이라 해서 감추지 않겠다”며 “대통령 영부인이라는 위상과 역할에 맞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이에 대한 논란이 은폐되거나 과장되지 않도록 정당한 절차에 의해 투명하게 밝히는 과정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둘째, 대통령 영부인이 공적인 역할과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영부인 관련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현행 공무원 제도를 그대로 준용하기에는 형평성 등의 문제가 있기에 공적인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부터 우선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또한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에 투입되는 예산 편성 및 집행 과정을 투명화해서 대통령 배우자가 공적 권한을 남용하거나 불법 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다른 공직자와 동일하게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셋째,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 그리고 가까운 주변 인사에 대한 감시 감찰 과정이 권력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공백 없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도 하에 반성하는 보수의 개혁 의지를 담겠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책임지고 대통령 영부인 문제의 대안을 실천하겠다”며 “영부인 문제를 특정 정권의 문제로 치부하며 검증을 회피하려는 입장은 결코 진정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 역시 과거 여사에 대한 무한 검증 필요성을 스스로 강조하신 바가 있다”며 “대통령 후보자 부인으로서 마땅히 국민 앞에 검증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6공화국 대통령들의 실패에는 가족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 정권 모두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의 말씀과는 정반대로 주권자인 국민을 생각하며 국민이 바라는 영부인의 위상과 역할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하는 보수가 오만하고 거짓된 진보를 이긴다”며 “무한한 권력을 지닌 범죄자로부터 너무나도 소중한 국가 공동체를 지키는 싸움에서 진정한 국민 승리를 이루겠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문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 위원장은 영부인 검증 방법에 대한 질문에 “어제 제가 이 자리에서 TV 토론을 제안한 바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께서는 거절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다면 TV 토론 방식에 국한하지 않겠다”며 “이재명 후보께서 원하시는 방법을 제안해 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안을 기다리겠다”며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민주당이 생각하는 영부인의 검증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 제안해 주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전날(20일) 꺼낸 후보 배우자 토론 관련 제안에 대해 결혼하지 않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비판적 의견을 밝힌 것을 두고 “이준석 후보도 이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알고 있을 것이고 특히 개혁신당 같은 경우에 영부인과 관련된 법안을 먼저 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금 전에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법안이 개혁신당에서 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하는 취지에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 공개 관람에 나선 부분과 관련한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은 탈당한 분”이라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 당과 관계가 없다라는 말씀을 명확히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국민들께 계엄이라는 충격을 줬다”며 “지금 공개 활동을 하실 것이 아니라 국민들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나 통과에 동참할 생각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장은 “그 부분은 검찰이 먼저 밝혀주셨으면 좋겠다”며 “검찰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수사 역량이 부족한 건지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먼저 밝힌 뒤에 필요하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