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든 김문수든 규제 세진다” 대선 D-1, 유통업계 초긴장

여야, 온플법 제정 취지는 공감…방법론은 ‘이견’
‘공정’ 외친 이재명, 온플법·가맹사업법 등 공약
대형마트 규제는 여야 엇갈려…李, 규제 강화 방점
“가맹본사 점주, 상생관계…일반적 노사관계 아냐”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유통업계가 6·3 대통령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대 양당이 지난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만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더 센 규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공개한 공약집에서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해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 및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시장 공정화법 도입 ▷국내외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 및 독과점에 따른 폐해 방지법 도입 ▷플랫폼 소비자 피해 방지 및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이다.

민주당은 시장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해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만 17건 발의했다. 민주당이 제시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 기준은 연평균 매출 3조원 이상, 시장가치 15조원 이상, 이용자 수 1000만명 이상이다. 이 기준을 넘는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전 지정 대상으로 신고할 의무를 지닌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구글, 애플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 대다수가 규제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시절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방법론에는 이견을 보였다. 사전 지정을 통한 규제가 핵심인 온플법 제정 대신 공정거래법 및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사후 규제’를 하자는 게 골자다. 법 위반 행위가 발생한 이후 사후 추정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적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경우 플랫폼시장 공정경쟁 촉진, 이용자 권익 보호 강화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가 당선되어도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온라인 플랫폼 규제보다 강한 규제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온플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세부조항 마련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회 입법은 규제영향평가도 없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규제에 대한 우려가 짙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 매출액과 사업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워 국내 기업만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테무와 알리 등 한국 시장에 막 진입한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기업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추천 알고리즘을 둘러싼 불신은 이해하지만, 온플법 제정보다는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우선”이라며 “새로운 법을 제정하면 공정거래법, 전자상거래법 등 현행법과 중복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 당선시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후보는 온플법 공정화법을 제정해 중개 수수료율 차별 금지 및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 당시 배달 플랫폼은 ‘상생요금제’ 도입에 합의해 입점업체 매출 규모에 따라 2~7.8%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수수료 상한제가 법적으로 도입되면 중개수수료가 더 낮아질 수 있다.

지난 5월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미국산 소고기 판매대. [연합]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 후보의 가맹사업법 개정 공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 후보는 가맹점주, 대리점주, 플랫폼 입점사업자에게 단체등록제, 단체협상권을 부여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공약이 실현되면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처럼 가맹본사를 상대로 각종 거래조건을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주도로 가맹점주들의 단체협상권 시행을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상태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에 불필요한 갈등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를 대표할 만한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에게) 권한부터 부여하면 관련 단체가 더욱 난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유통법의 경우, 여야 간 입장이 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밝혔다. 반면,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자율화 등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저성장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소비 침체인데,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비롯해 규제를 강화하면 소비는 더 침체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가맹본부가 만든 사업권을 사 비용을 지불하는 상생관계인데, 일반적인 노사관계처럼 설정하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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