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상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의 꼬리에 폐어구가 얽혀있는 모습.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해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채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의 꼬리지느러미에 그물과 낚싯줄 등 폐어구가 추가로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7시 37분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앞바다에서 헤엄치던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의 꼬리지느러미에 걸려있던 폐어구가 지난해 발견 당시보다 더욱 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행운이는 지난해 11월 4일 구좌읍 행원리 앞바다에서 길이 60∼70㎝의 폐어구가 꼬리에 감긴 것이 처음 목격됐다. 이후 올해 3월 26일까지 굵고 짧은 밧줄만 꼬리에 감겨있었으나, 이번에 발견됐을 때에는 폐어구에 해조류가 추가로 더 걸려든 것으로 추정된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와 매우 안타깝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지난해 1월 제자리를 빙빙 맴도는 정형행동을 하고 있다.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한다. [다큐제주 제공]

특히, 지난해 11월 초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몸에 낚싯줄 등 폐어구가 감긴 채 힘겹게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는 지난달 이후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발견 당시에도 종달이는 제자리를 맴도는 정형행동 보다 더 심각하게 1∼3분 가량 10차례 이상 가만히 멈추고서 몸을 뒤집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모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6차례에 걸쳐 종달이를 구조하기 위해 시도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오 감독은 “해양쓰레기가 심각해지면서 제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해양 생물들이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 측은 다큐제주가 확인한 남방큰돌고래들의 구조 문제를 해양수산부에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