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사법부, 제일 먼저 권력에 아부하고 무너져”

野, 李 대통령 재판 연기에 서울고법 앞 집결
권성동 “李 법적·도덕적 권위 무너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국민의힘은 11일 법원의 잇따른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에 “지금 법원이 지레 겁먹고 스스로 무릎 꿇는다면 민주주의 퇴행이 현실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에서 “(법원은) 어떤 압박과 위협에도 굴하지 말고 지금껏 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로서 기능해 온 원리와 원칙에 따라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과 대장동 재판을 계속 진행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기일을 추후 지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도 전날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했다. 추후 지정은 기일을 변경, 연기 또는 속행하며 다음 기일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84조에 따른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법부는 애초에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 의지가 있었나. 대선 전에는 선거 때문에 못 한다고 하더니 대선이 끝나고 나서는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못 한다니, 모두 핑계 아니겠나”라며 “그냥 ‘이재명’이었기 때문에 재판을 끌어왔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우리가 사법부를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추상같이 시행해서, 아무리 권력자라도 법 앞에서는 평등하고 예외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기관이기 때문”이라며 “최후의 보루이기는커녕 제일 먼저 권력에 아부하고 무너졌다”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탐했던 권력의 진짜 목적은 국가도 국민도 아니라 오직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이 대통령의 비겁하고 거짓된 민낯을 보고 있다”며 “당장 본인 임기를 위협하는 사법 리스크는 사라졌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국민 마음속에서는 이 대통령의 법적·도덕적 권위도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한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 대통령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재판 지연이 이뤄지는 나라가 되지 않게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며 릴레이 농성, 범국민 서명 운동 등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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