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대 와인에 ‘우루루’…웨스틴조선 달군 시음행사, 뭐길래? [르포]

금양인터내셔날,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
호텔·식당 소믈리에·바이어 150여명 초청


금양인터내셔날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를 진행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잠시 후 금양의 대표 샴페인 ‘폴 로저’의 아이콘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 매그넘 제품을 시음할 수 있는 ‘타임 어택’ 행사를 시작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를 연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 2층 연회장에는 순식간에 수십 명의 긴 줄이 늘어졌다. 한 병에 약 150만원에 달하는 폴 로저 매그넘 샴페인을 맛볼 수 있다는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행사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줄을 섰다. 참석자들은 물론, 다른 와인 시음을 진행하던 직원까지 대기줄에 합류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이날 고급 호텔·식당, 와인숍에서 활동하는 소믈리에와 바이어 150여명을 초청해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 ‘KEUMYANG, NEW IDENTITY’를 진행했다. ‘1865’ 등 대중적 와인만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시도한 이색 행사다. 이날 선보인 와인은 10만원 전후 가격대부터 100만원대까지 50여종에 달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들로 엄선했다.

단일 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이용해 소규모로 양조하는 RM(레콜탕 마니풀랑) 샴페인 하우스 ‘피에르 지모네’, 미국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와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라미’, 이탈리아의 슈발블랑(최고급 보르도 와인)으로 불리는 ‘테누타 디 트리노로’ 등 금양인터내셔날이 발굴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중심으로 소개했다.

11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진행된 금양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에서 직원이 타임 어택을 통해서만 시음 기회가 제공된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 매그넘 제품을 잔에 따르고 있다. 강승연 기자


특히 최고급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타임 어택 행사가 백미였다.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 ‘루시엔 르 무앙 샹볼 뮈지니 프리미에 크뤼 레 성티에 루즈’를 1병씩 오픈했다. 윈스턴 처칠이 사랑한 샴페인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폴 로저는 흔치 않은 1.5ℓ 매그넘으로 준비해 호응을 얻었다. 일반 와인 병의 2배 크기인 매그넘 샴페인은 숙성 과정이 길어 풍미가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90만원이 넘는 루시엔 르 무앙 와인도 순식간에 시음 물량이 동났다.

금양인터내셔날이 이날 고급 와인 시음회를 기획한 배경으로는 최근 와인 시장의 양극화를 꼽을 수 있다. 고물가, 불경기로 소비자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또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좋은 저렴한 제품으로 몰리고 있다. 가격대가 낮은 ‘1865’는 편의점, 마트에서도 팔릴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고급 식음업장에 납품할 만한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는 아직 인지도가 약하다는 판단이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타임 어택을 통해 1년에 20여병밖에 들여오지 않는 제품들의 시음 기회를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와인을 소개했다”며 “행사 반응이 좋아 다음에도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 마련된 금양인터내셔날 프리미엄 와인 시음회장 [금양인터내셔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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