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째 ‘金란’…대형마트 매대도 ‘텅텅’

수급불안 영향 ‘30구’ 7000원대
4년만의 최고가에도 품절 잦아
가격유지 위해 공급처 확보 나서
에그플레이션 현실화, 체감물가↑


15일 오후 코스트코홀세일 하남점 계란 매대가 비어 있다. 안내문에는 ‘계란 수급이 어려워 일시 품절됐다’고 적혀 있다. 하남=강승연 기자


“계란이 하나도 안 남았네요. 더 일찍 왔어야 했나.”

15일 오후 찾은 코스트코홀세일 하남점 계란 코너는 텅 비어 있었다. 이 마트에선 ‘동물복지란’, ‘자유방목 복지란’ 등 2~3종의 계란을 판매하지만 모두 품절된 상태였다. 마트를 찾은 시민은 ‘계란 수급이 어려워 일시 품절됐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AI(조류인플루엔자)발 계란의 수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공급량 부족에 따른 ‘에그플레이션(계란+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24주차(9~15일) 기준 특란 30구의 전국 소비자 평균 가격은 7022원으로 집계됐다. 계란 한 판의 주간 평균 가격은 5월 5~11일 7014원을 넘은 뒤 6주 연속 700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 1월 말부터 28주간 7000원대를 유지한 이후 4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선을 넘었다.

계란 가격 상승은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소모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산지 가격이 오른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여기에 주로 겨울철에 발생되는 고병원성 AI까지 겹쳤다. 15일 충남 서산시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며 충남 지역 산란계 농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창고형 대형마트마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스트코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 1만5000~1만6000원에 팔던 2판짜리 계란의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공급량이 부족해 대용량 판매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 하남점 직원은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며 “특히 주말엔 일찍 오지 않으면 다 팔리고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계란 가격 유지를 위해 새로운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수급 불안이 길어질수록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계란의 가중치는 3.0으로, 식료품 중에서는 돼지고기(9.8), 국산소고기(8.6), 빵(6.8), 쌀(4.2), 우유(3.4), 수입소고기·즉석식품(3.1) 다음으로 높다. 그만큼 계란 가격이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에 1850~195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7~8월엔 여름철 비수기 소비 감소로 1750~1850원으로 낮아지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 7.6~14.4%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자단체의 가격고시 관행 및 계란 가격 결정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생활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범부처 대책도 마련한다.

이와 관련해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최근 “계란 유통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투명한 거래 가격 형성을 위해서 계란 공판장 활성화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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