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했던 백종원의 묘수, 약발 부족?…‘본사부담 할인전’ 더본코리아 고객 늘어도 주가 회복 힘 부치나 [종목Pick]

백종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저점을 찍었던 더본코리아 주가가 보였던 가파른 회복세가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더본코리아를 이끄는 백종원 대표가 방송 활동을 접고 본업인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나서며 실시한 ‘할인 이벤트’ 등이 긍정적 재료로 작용해 주가가 반등했지만, 외식업계 전반의 구조적 어려움 속에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이 추가적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더본코리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월(0.35%) 오른 2만8400원에 강보합 마감했다. 앞서 3거래일 간 기록한 하락장세를 끊어낸 것이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지난달 27일 장중 2만53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백종원 대표가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본업인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주가가 빠른 속도로 반등했다.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단독 대표 체제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던 지난 9일에는 장중 2만9600원까지 주가가 치솟는 등 ‘3만원대’ 턱밑에 이르기도 했다.

더본코리아가 진행한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과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도 주가엔 호재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3일 서울 시내 한 홍콩반점0410 매장에 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할인전을 펼친 결과 행사 대상 브랜드 가맹점의 방문 고객 수가 작년 동기보다 65% 이상 늘었다. 6월 할인전도 흥행하면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행사 대상 브랜드 가맹점의 방문 고객 수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7% 이상 증가했다.

더본코리아는 할인전에 투입한 비용을 모두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17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행사가인 500원에 판매하면 본사가 점주에게 1200원을 보상하는 식이다.

앞서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자사 제품 품질 논란과 원산지 표기 오류, 축제 현장 위생 문제 등 영향으로 매출 부진을 겪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내 7대 카드사로부터 받은 더본코리아 매출 자료에 따르면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주요 브랜드 가맹점의 지난 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매출을 브랜드별로 보면 빽다방은 최대 12.8%, 홍콩반점은 최대 18.3%, 한신포차는 최대 13.8%, 역전우동은 최대 19.0% 각각 줄었다.

4월은 방송가에서 백 대표의 갑질 의혹과 더본코리아가 지역 축제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여서 여론이 최고조로 악화한 시점이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향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도 본사 부담 할인점 덕에 ‘숨통’을 돌렸단 반응도 나온다.

‘라떼 1000원’, ‘아메리카노 500원’ 행사가 열린 빽다방의 한 점주 김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지역 한 매장 주문량은 아메리카노 500원 행사가 진행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10배 이상 늘었다.

활력을 되찾은 점주들은 그러나 본사가 할인 행사를 종료하면 영업이 다시 위축될까 우려한다.

투자자들 역시도 일시적인 할인 행사 효과로 매출이 늘어난 점의 한계점에 대해 인식하는 게 주가로 반영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장 시작과 동시에 3만50원으로 시작했던 더본코리아 주가는 최근 6거래일 간은 오히려 4.05% 하락했다.

백종원 대표는 할인 행사 효과의 한계점에 대해 “할인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할인 행사 외에도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다른 지원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북을 치고 있다. [연합]


증권가에서도 더본코리아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주가 반등이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효과라 보기 힘들단 이유에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 주가는 여전히 회사의 실적 등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이기보단 백종원 대표의 대외적 행보나 할인 이벤트 등 단기 모멘텀에 의해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인해 외식 업계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강한 점도 부담”이라고 짚었다.

더본코리아 실적이 하강 중이란 점도 문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더본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1%, 41.1% 감소한 1107억원, 6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집계한 연간 실적 전망치도 매출 4128억원, 영업이익 220억원 수준이다. 1년 전보다 각각 11.1%, 38.9% 떨어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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