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폴란드 잭팟’…K-방산, 유럽 최대 방산행사 출격

한화·현대로템·KAI 등 준비
폴란드 대통령 방문…협력 기회
폴란드 거점 삼아 돌파구 모색


국내 방위산업계가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급 방산 전시회 ‘MSPO 2025’ 참가 준비에 벌써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K2 전차, K9 자주포 등 수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출이 이뤄진 폴란드는 한국 방산업계의 핵심 전략시장이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 홍보를 넘어 현지 합작·생산 등 실질적 협력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9월 2일부터 5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참가를 확정하고, 부스 구성 등 세부 준비를 추진 중이다. 특히 한화는 최근 국제 행사에서 방산 계열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가 단일 브랜드를 강조하는 통합 부스 체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MSPO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전시를 준비 중이다.

올해 한국관에는 이들 기업을 비롯해 약 30곳의 민간기업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기관의 부스가 마련된다. 주요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장비, 기술 협력 제품들이 현지에 소개될 예정이며, 참가 업체들은 양국 간 수출 상담회, 업무 협력 체결 등 실질적 교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MSPO는 폴란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파리 유로사토리, 런던 DSEI 전시회 등과 함께 유럽 최대의 방산전시회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34개국 769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올해는 약 2만5000명의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방위산업 컨퍼런스, 한국·폴란드 방산협력 세미나 등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한 공식 행사도 열려왔다.

이 전시회는 단순 홍보를 넘어 국내 방산기업들이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 가령 지난해 열린 MSPO 2024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WB그룹과 유도탄 생산 협력 MOU를 체결, 올해에는 해당 MOU가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으로 이어졌다. 특히 폴란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국내 기업 부스를 둘러보는 등 현지 정부의 관심도 높다. 2023년에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기술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2022년 K2전차 180대를 포함해 자주포 경공격기 등 총 약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체계를 구입하며 K-방산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는 같은해 방산수출액의 72%에 이르는 규모다. 이후에도 K-9자주포와 다연장 로켓 천무를 잇따라 추가 구매하며 국내 업계의 핵심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약 65억달러 규모의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한화는 폴란드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 중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인접국이 방위비를 지속 확대 중이라는 점도 국내 방산업계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유럽연합(EU)이 역내 무기 생산 요건을 강화하면서, MSPO와 같은 전시회는 한국 방산업계가 유럽 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창구로 평가된다. EU는 조달 사업 시 역외 기업을 배제하고, 정책 자금도 역내 생산 조건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 기반 확보와 합작법인 설립 등 ‘유럽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한화, 현대로템 등은 폴란드 및 루마니아에 생산 시설 및 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고은결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