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가 끌고 세븐틴이 밀었다…농심, 분기 매출 1조 목전

2분기 매출 9000억원 돌파 전망
바나나킥·신라면 툼바 SNS 흥행
하반기 유럽 법인 본격 가동


제니가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쇼’에 출연해 바나나킥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농심이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K-라면’ 열풍에 ‘제니 효과’까지 호재가 겹쳤다. 대표 상품인 ‘신라면’과 더불어 ‘바나나킥’이 새로운 수출 효자로 올라섰다.

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한 9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분기 매출이 9000억원을 넘는다면 창립 이래 최초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로 반등이 전망된다. 평균 추정치는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난다는 관측이다. 앞서 농심은 1분기 매출액이 8930억원으로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8.7% 줄었다. 소비침체에 따른 판촉비 증가, 매출 원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2분기는 수출에 힘입어 외형과 수익이 동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나나킥 해외 매출이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4~5월 바나나킥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성장했다.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예상 밖 호재였다. 제니는 지난 3월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해 바나나킥을 즐겨먹는 간식으로 소개했다. 방송 이후 바나나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인증 사진이 유행하는 등 화제가 됐다.

이에 농심은 바나나킥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문을 연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협업해 바나나킥을 활용한 도넛과 음료를 선보였다. 노티드 LA점은 개점 한 달 만에 3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디에잇이 출연한 농심 신라면 툼바 라이브커머스 광고 [농심 제공]


신라면도 든든하게 해외 매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라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60%를 넘는다. K-라면 열풍에 신라면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다. 지난 5월 라면 수출액은 약 17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 증가했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로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14억 인구 대국인 중국 시장에서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중국인 멤버 디에잇을 모델로 발탁했다. SNS 웨이보에 올린 디에잇의 광고 영상은 조회수가 700만회를 넘어간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에서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선 완판에 성공했다.

일본에서도 흥행 조짐이다. 현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공급한 초도물량 100만개가 지난달 출시 2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4월부터는 미국 월마트 매장에 입점했으며 5월에는 코스트코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올해 3월 네덜란드에 설립한 유럽법인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출 수요 증가에 대비해 내년 하반기에는 부산 녹산 수출공장을 가동한다. 농심 관계자는 “현지에서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강화하고 해외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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