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 추진에 관련주 ‘들썩’…비중 톱10은 어디? [투자360]

여야가 합의한 상법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면서도 저평가 기업 위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10일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중 자사주 비중이 20%가 넘는 기업은 전체 1779곳 중 61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인포바인으로 비중은 54.18%에 달한다. 뒤를 이어 신영증권(53.10%), 일성아이에스(48.75%), 조광피혁(46.57%), 매커스(46.23%) 순으로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자사주 비중 45%를 웃돌았다.

이외에도 텔코웨어(44.11%), 부국증권(42.73%), 모아텍(35.77%), 엘엠에스(34.97%), 영픙(32.71%) 등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에 속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중에서는 롯데지주(32.51%) ▷한샘(29.46%) ▷미래에셋생명(26.29%) ▷대신증권(25.12%) ▷SK(24.8%) ▷태광산업(24.41%) ▷미래에셋증권 (22.98%) ▷두산(17.92%) 순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소각은 통상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EPS)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전날 증시에서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주가 급등한 것이다. 개정안은 상장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내 소각하도록 하고 예외적인 경우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되 이때 대주주 의결권을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장사 중에서 자사주 비중이 두번째로 높은 신영증권은 전날에만 17.18% 급등했다. 부국증권도 상한선까지 올랐으며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11.03%, 6.76% 강세를 보였다. 대형주 중에서는 롯데지주가 전날 20.96% 뛰며 수혜주 랠리를 이끌었다. SK도 7.18% 올랐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안 의견 수렴 및 통과까지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기대감 지속될 전망”이라며 “집중투표제 제외로 아쉬웠던 상법 개정안에 이어 주주가치 제고 확대로 지수 추가 상승동력 제공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오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신영증권은 현재까지 자사주 소각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외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은 다양하며, 신영증권은 그간 꾸준한 배당금 지급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사주 소각 비중이 높은 기업 가운데에서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과 실제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고 순이익이 흑자인 기업으로 매입 후 소각 여력이 있는 종목이 상승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으로 작년 이후 업종 PBR 개선이 없었던 필수소비재, 화장품, 유통 업종 내에서 실제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고 올해 순이익 증가율이 흑자전환 및 증가세를 기록해 추가 매입 소각 여력이 있는 종목 역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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