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 전 신석기 시대 유산”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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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동기 문화의 등장’ 주제를 통해 청동기 시대를 설명하면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대표적”이라고 기술한 ㈜리베르스쿨 발간 <중학교 역사2>. 아래 ‘반구대 암각화’ 사진설명에서는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에 그려진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는 절벽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E-BOOK 캡처] |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울산시가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암각화 제작 시기가 ‘청동기 시대’ 등으로 기술된 교과서 바로잡기에 나서는 등 가치 제고에 나섰다.
암각화 제작 시기 논란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 첫 문항에 ‘반구대 암각화 유적이 만들어진 시기’를 물었고, ‘청동기 시대’ 답을 요구했다. 울산에 살면서 ‘신석기 시대’로 배운 학생들은 답을 틀려 문제가 됐다.
제작 시기에 대해 그동안 동해안 신석기 유적 분포와 쪼아갈기 등 암각화 기법을 근거로 한 ‘신석기 학파’와 반구대 암각화의 반경 10km 이내에 청동기 시대 유적만 있는 것을 근거로 한 ‘청동기 학파’의 주장이 맞섰다. 지금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신석기 시대’로 점차 굳어지고 있다.
울산시 반구천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도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제작 시기를 ‘신석기 시대’로 못 박았다. 7000년 전의 유산으로까지 추정해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울산시가 지난해 3월 중학 6개, 고교 8개 등 14종의 검·인정 교과서를 조사한 결과, <중학교 역사2> 2종(천재교육, 리베르스쿨 발간)과 <고등학교 한국사> 3종(천재교육, 리베르스쿨, 지학사 발간)은 ‘청동기 시대’로 설명하고 있다.
리베르스쿨이 펴낸 2025학년도 <중학교 역사2> 교과서 11쪽에는 청동기 시대를 설명하면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대표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강봉원 전 국가유산청 문화재위원장은 “학계에서 오랫동안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로 맞서면서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와 고고학 일부 교재에 청동기 시대에서 초기 철기시대로까지 돼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의 백과사전을 확인한 결과, 세계유산 등재 이후인 지난 13일 수정본에서도 반구대 암각화 제작 시기를 ‘신석기 시대 후기~청동기 시대 초기’로 기술하고 있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5일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기념 울산 비전’ 발표에서 “반구대 암각화는 7000년의 역사가 녹아있는 신석기 시대의 유산”이라며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확산을 위해 (청동기 시대로 기술한)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학생들이 세계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반구대 암각화를 정확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한국교과서협회 등 관계 기관을 통해 수정을 요청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 반구천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이 지난 2023년 3D 스캔과 실측을 통해 펴낸 자료집에 따르면, 높이 4.5m·너비 8m의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 등 바다 동물과 호랑이·사슴 등 육지 동물, 사냥 모습 등 모두 312점이 그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