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마트 매출 21% 증가…부·울·경은 30%대 성장

개인마트 1만여 곳 매출증가 분석
대형할인점 2% 늘어난 것과 대조
비수도권은 26%↑…차등지급 효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시행 이후 소상공인 마트 매출이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소재 상권에서 더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도 확인됐다.

6일 유통분야 빅데이터 서비스기업 아이알코리아의 전국 1만여 개 개인마트 점포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비쿠폰 시행 이후 일주일간 이들 점포의 매출은 시행 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형할인점의 주요 식품군 매출이 2%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두드러지는 수치다.

지역별 차등지급의 효과도 확인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평균 17% 증가율을 보인 반면, 비수도권은 26%로 평균 이상 성장을 보였다. 특히 경남, 부산, 울산 등 부울경 지역이 각 38%, 32%, 28%의 매출 증가로 상위 지역 1~3위를 차지했다.

아이알코리아 관계자는 “이는 소비쿠폰의 대상이 소상공인으로 제한되고 서울·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차등 지급을 한 정책효과가 실제 시장에서 데이터로 그대로 증명이 되고 있어 정책의 효과가 유의미하게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장 매출이 증가한 건 생활필수품 분야였다. 롤화장지,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의 생활필수품이 60% 이상 증가했으며, 식품류의 경우 저장성이 우수하고 가정에서 요리 시 꼭 필요한 국수면, 간장, 식초, 조미료, 고추장, 캔햄, 참기름, 김 등과 같은 식자재 종류의 식품 카테고리들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쿠폰을 기호상품 소비보다는 장기간 쓸 수 있는 생활필수품 위주로 소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차 소비쿠폰 사용에 따른 개인마트 유통에서의 소비 품목 분석 결과를 감안할 때, 2차 소비쿠폰 시행과 맞물려 민생경제 안정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과거 시행됐던 민생회복 지원금이 학원이나 병원 등에 쏠렸던 전례가 반복될까 우려가 컸는데, 이번 소비쿠폰은 편의점, 외식 분야에서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있는데, 소상공인 분야에 소비를 유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1차 소비쿠폰 신청률은 지난 4일 기준 전체 대상의 93.6%인 4736만명이 신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이같이 말하며 “(신청률이) 60~70%대인 시·군이 다섯 곳 정도 있는데, 마트가 있어도 품목이 부족해 소비쿠폰 사용에 불편이 있는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제가 있는 곳에서는 하나로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업계는 일부 대형 식자재마트 등이 위장 가맹점으로 등록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취급하는 행위에 강력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 소공연은 “지난 7월 식자재 마트에서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을 반대했지만, 30억원 이하 식자재 마트에 소비쿠폰 사용이 허용됐다”며 “소공연의 우려대로 일부 식자재 마트가 꼼수 영업으로 주변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공연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위장가맹점 사례를 신고받아 해당 지자제에 위장 가맹점의 영업정지를 촉구하고, 관할 세무서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한국신용데이터(KCD)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배포가 시작된 한 주(지난 7월 21일∼27일) 동안 전국 소상공인 평균 카드 매출액은 전 주 대비 2.2% 증가했다.

안경원 업종 매출이 전 주 대비 56.8% 치솟으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패션·의류업 매출도 28.4% 늘었으며, 면 요리 전문점(25.5%), 외국어학원(24.2%), 피자(23.7%), 초밥·롤 전문점(22.4%), 미용업(21.2%), 스포츠·레저용품(19.9%) 등도 매출액 증가 폭이 컸다.

강예원 KCD 데이터 총괄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 직후부터 소상공인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밝혔다. 이어 “유통, 외식, 미용 분야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뚜렷한 매출의 변화가 나타난 만큼 정책이 더 많은 골목상권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훈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