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경기부진 여파, 경매시장 덮쳤다…법원 ‘경매계’도 덩달아 역대 최다 [부동산360]

법원 경매 진행, 2만4409건…15년만에 최대치

경매계 수 409곳, 3년전 대비 60곳↑ ‘이례적’

전세사기 여파 컸던 수도권 지역 위주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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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최근 이어진 전세사기 여파와 경기 부진 악영향이 경매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들어 경매 신청은 15년 만에 최대치까지 폭증했고, 경매 행정 실무를 맡는 전국 법원 내 ‘경매계’ 숫자도 400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7일 법원 경·공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 경매 진행건수는 2만4409건으로,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1월(2만6336건)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에 근접했다. 이는 전년 동월(1만8916건) 대비 6000건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도 7월을 포함해 ▷2월(2만2689건) ▷4월(2만1046건) ▷6월(2만1614건) ▷7월(2만4409건)까지 총 네 차례 2만건을 넘겼다.

경매 건수가 증가하면서 연쇄작용이 일어난 분야가 또 있다. 바로 부동산 경매를 담당하는 ‘경매계’다. 경매계는 입찰후부터 경매가 끝날 때까지 제반업무를 효율적으로 총괄하는 법원의 경매담당 부스로, 경매 집행법원의 법원행정조직 형태를 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0계’ ‘남부지원 0계’ 등으로 불리는 식이다.

이달 기준 전국 경매계 수는 409곳으로 집계됐다. 경매계 수는 2022년 4월 20일 기준 349계에서 2023년 12월 353계, 2024년 3월 359계, 같은 해 11월 384계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4월에는 395계까지 올라선 뒤,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400계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증가세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소장은 “경매계는 쉽게 늘어나거나 줄지 않는다”며 “약 3년 사이에 60개 늘어나는 것은 단기간 엄청난 급등세”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것이 경매 건수 증가와 경매계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강 소장은 “경매 진행 건수가 늘면서 시차를 두고 행정적인 부분인 ‘경매계’까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접수된 경매 신청이 올해 본격적으로 법원 심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이 같은 경매 급증 현상이 전국적으로 균등하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매계가 집중적으로 증설되고 있지만, 충청 이남 지역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이달 기준 인천법원 31곳·수원법원 19곳·서울남부 16곳 등 전세 사기 피해가 컸던 지역에서 경매계가 집중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우 전세 사기 피해로 경매 신청이 연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경매계 증설이 경기 침체와 민생 위기의 실질적 지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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