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0분만에 존재감 “앞으로가 더 기대”

LAFC 계약 사흘만에 원정 데뷔전
동점 PK 유도…2-2 무승부 일조
MLS닷컴 “손흥민의 시대 시작”

손흥민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강렬한 데뷔전! 손흥민의 시대가 시작됐다.”

손흥민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존재감을 증명하는 데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치고 LAFC와 계약한 손흥민이 뜨거운 환대 속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특유의 스피드와 돌파로 동점 페널티킥을 유도한 손흥민의 활약에 MLS와 현지 언론과 감독, 동료들은 찬사를 쏟아냈다. MLS에 ‘손흥민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손흥민이 LAFC와 계약한 지 사흘 만에 MLS 데뷔전을 갖고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브리지뷰의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파이어와 2025 MLS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6분 투입됐다.

교체명단에 오른 손흥민이 전반 중반 동료들과 몸을 풀 때부터 현장에선 기대와 흥분의 분위기가 일었다. TV중계 카메라는 손흥민의 모습을 연신 비췄고 캐스터도 경기가 소강 상태일 때마다 손흥민을 언급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교체 사인을 받고 그라운드로 달려나가자 LA 팬들은 물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시카고 홈관중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어떤 팬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일 LA 홈구장 BMO 스타디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진 손흥민은 이틀 뒤 취업비자를 발급받고 시카고로 날아가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3일 서울에서 토트넘과 고별전을 마치고 불과 일주일만에 데뷔전을 갖는 숨가쁜 일정에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날카로웠다.

손흥민은 1-2로 뒤지던 후반 32분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나탄 오르다스의 패스를 받은 뒤 주저없이 골문을 향해 질주했고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카를로스 테란에 밀려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드니 부앙가가 키커로 나서 골문을 열었다. 페널티킥 동점골에 힘입어 LAFC는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에 골 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해 오른발 슛을 했으나 수비수에게 막혀 데뷔골은 다음 기회로 넘겼다. MLS는 “완벽한 데뷔전이 될 뻔했다”고 아쉬워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원정 경기에서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준 적은 처음이었다”고 웃으며 “승점 3을 얻지 못해 조금 실망스럽지만, 모두가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곧 골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지 언론과 동료들의 칭찬 릴레이도 이어졌다. MLS는 홈페이지 톱기사로 손흥민의 기사와 플레이 영상을 올리며 “전율과 같은 강렬한 데뷔전”이라며 “창의적인 움직임과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했다.

ESPN은 “손흥민은 데뷔전에서 20분도 채 되지 않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즉각적인 임팩트를 선사했다”며 “새로운 소속팀이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스티븐 체룬돌로 LAFC 감독은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그건 전술판에 그려지는 장면이 아니다. 그게 바로 축구이고, 팬들이 경기장에 오는 이유다”며 흡족함을 표했다.

LAFC 수비수 라이언 홀링스헤드는 “손흥민의 팬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그가 20분, 30분 정도 뛰면서 우리 팀의 경기력을 바꾸고, 우리가 했던 것과는 다른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우리가 그를 데려온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의 인기는 유니폼 판매에서도 드러났다. 미국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의 유니폼 판매량은 데뷔전을 치르기 전부터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MLS 전체 2위에 올랐다.

LAFC는 이날 승점 1을 챙기며 승점 37을 기록, 서부 콘퍼런스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LAFC는 오는 17일 오전 8시30분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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