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신호에 일단 멈춘 ‘원화 약세’, 국장에 外人 돌아올까 [투자360]

원/달러 환율 내리니 돌아온 外人
8월 순매도 멈추고 전날만 3491억원 순매수
“금리 인하, 달러 약세 요인”


구겨진 달러 지폐.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원화 약세 흐름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간밤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소폭 꺾이긴 했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원화가 강세 국면으로 접어들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8.5원 내린 1384.7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14000원 선에 가까이 다가가며 원화 약세 우려가 커졌지만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 이후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서 원화가 반등했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49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도세를 멈추고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509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매도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원화가 1380원대로 내려오자 매도세에 제동이 걸렸다.

외국인의 귀환은 최근 3개월간 증시를 끌어올린 것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10조2899억원을 순매수했다. 5월 1조2658억원, 6월 2조7621억원, 7월 6조2620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투자업계에서는 원화 강세 국면과 외국인 투자자의 행보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본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환산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이는 곧 외국인의 매수세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 같은 기간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5월 1391.19원 ▷6월 1365.62원 ▷7월 1378.59원 ▷8월 1388.40원으로 나타나며 외국인 매수세와 반대 흐름을 보였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인해 미국의 투자 확대가 얼마나 한국의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셈이 복잡해진 상황이지만 매크로 측면에서 미국의 고용 시장 하방 압력 확대 및 금리 인하 기대는 달러 약세 및 원/달러 환율 강세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환경에 우호적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중요한 것은 이후 달러와 원화의 방향성”이라며 “원화가 약세 흐름을 멈추고 강세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방향이 꺾였다는 점 자체가 긍정적”이라며 “한국 증시 리레이팅(재평가) 과정에서 원화의 방향성이 정부 정책이나 펀더멘털 못지않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할 때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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