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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망원동 식물가게에서 판매 중인 화분. 박연수 기자 |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선량한 식물 또 죽이지 말고….”
지난 28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한 편집숍 포스터에 적힌 문구다. 이 편집숍은 진짜 식물 대신 선인장 모양 인형이 담긴 화분을 판다. 가게에 들어선 사람들은 연신 ‘귀엽다’는 말을 반복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인근 식물 가게는 화분을 장식하는 소품이 인기 상품이었다. 화분에 씌울 수 있는 털 장식품, 행잉 식물을 꾸밀 수 있는 키링 등이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망원 상권 특성상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식상한 화분보다는 특색 있는 화분, 화분 꾸미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플랜테리어(planterier·플랜트+인테리어)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식물로 공간을 꾸미는 것을 넘어 화분까지 꾸미거나 아예 비즈로 식물을 만드는 게 인기다.
29일 농촌진흥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반려식물 산업 규모는 총 2조4215억원에 달한다. 또 반려식물 인구는 약 1745만명으로 추산됐다. 국민 3명 중 1명은 반려식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반려식물이 대중화되면서 플랜테리어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가드닝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이상 증가했다. 화분받침대와 급수장치 거래액은 각각 2.9배, 2배 이상 증가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퀘어폰드가 판매하는 다육식물 ‘괴마옥(소철기린)’은 29CM 인테리어 카테고리 베스트 랭킹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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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의 한 소품숍에서 선인장 인형을 판매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
젊은 ‘식집사(식물 집사)’가 늘면서 플랜테리어도 다채로워졌다. 화분의 모양, 소재뿐 아니라 화분을 꾸미는 소품들도 다양하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화려한 색상의 천, 인조 털, 뜨개 등으로 만들어진 화분 커버들이 ‘화분팟’ 등의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관리가 필요한 생화 대신 뜨개·비즈(구슬)로 만든 뜨개 모형도 유행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비즈와 줄을 이용해 직접 비즈식물을 만들었다는 후기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편하게 재료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DIY 키트도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플랜테리어 열풍은 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플랜테리어 게시글은 159만개다. 플랜테리어 화분, 소품 등 게시글도 1만개를 넘겼다. 비즈식물과 뜨개식물은 각각 500개가량을 기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시기에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손쉬운 방법이 식물”이라며 “일상에서 힐링이 되는 것을 점차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사회에 퍼지고 있어 플랜테리어도 지속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