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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2일(현지시간) 동반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대부분 불법 판결을 받으며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에 위험 회피 물량이 커진 데다, 고점 부담이 주가를 짓눌렀다.
상호 관세 정책이 위법인 것으로 최종적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재정부담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채권시장의 불안도 가중시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9.07포인트(0.55%) 밀린 4만5295.8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72포인트(0.69%) 떨어진 6415.54, 나스닥종합지수는 175.92포인트(0.82%) 밀린 2만1279.63에 장을 마쳤다.
미국 법원은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트럼프가 추진하는 관세에 대해 대부분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등을 부여하는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는 것은 아니라며 관세를 부과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소식은 재정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국채금리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트럼프가 항소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되면 관세는 철폐되고 미국 정부는 관세로 벌어들인 돈을 되돌려줘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관세 수입을 예상하고 감세법(OBBBA)을 도입한 상태다. 관세가 철폐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수지 로드맵이 크게 어그러질 수 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27%로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올랐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장기채인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97%로 전 거래일 대비 5bp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5% 선 돌파를 시도하며 지난 7월 이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도 재정 악화 우려에 이날 장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수년 만에 최고점을 돌파한 게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우려를 가중했다.
장기물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주식 투자 심리도 냉각됐다. 안전자산인 장기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매력도는 떨어진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엔비디아(-1.97%), 테슬라(-1.35%), 애플(-1.04%), 아마존(-1.60%) 등 주요 기술주들이 이날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가 지난 4월 저점부터 가파르게 반등하며 고점 부담이 커진 점도 하락세에 압력을 더했다. 8월 중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9월 미 증시 실적이 역사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된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투자 전략가는 “30년물 국채금리가 5%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주식에 걸림돌”이라며 “상딩히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는 증시에는 앞으로도 계속 역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주가지수 하락세가 가팔랐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오후 들어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북미 최고 투자책임자는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약 22배로 역사적 범위의 상단에 있지만 이는 견고한 수익 성장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퍼쉬 웰스파이어 어드바이저스 수석 부사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상대국들을 소외시키고 동시에 관세 수입도 포기하게 되느냐라는 질문이 제기됐고, 이런 의문이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며 “다만, 이를 대대적인 조정의 시작으로 부르기엔 이르다”라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의료건강과 에너지, 필수소비재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부동산과 산업은 1% 이상 떨어졌다.
미국 식음료업체 펩시코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인베스트먼트가 4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취득하고 실적 개선 압박에 나서면서 주가가 장 중 6% 넘게 오르다 1%대 오름세로 마감했다.
미국 주류 제조업체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 여파로 주가가 6.6% 밀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5일 발표되는 미국의 비농업 고용보고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 상황이 예상 밖으로 강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오는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1.6%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05포인트(6.51%) 오른 17.17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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