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전 1위 노리는 LG전자 “5년 내 매출 2배 성장…보급형 라인업 보완” [IFA 2025]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기자 간담회
“유럽 빌트인 시장서 상위 5개 브랜드 진입 목표”
에너지 사용량 70% 절감으로 ‘고효율=LG’ 각인
유럽서 씽큐 업·씽큐 케어 서비스 본격 시작 예정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베를린)=박지영 기자] “유럽 가전 매출을 5년 내 2배 성장시켜 시장 1위를 달성하겠습니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LG전자가 북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처럼 지역 맞춤 전략으로 유럽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유럽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B2B(기업간거래), D2C(소비자 대상 직접판매), Non-HW(소프트웨어·서비스) 등 신성장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볼륨존 공략을 강화해 성숙기에 도달한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과 외형성장 모두 퀀텀점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가옥 구조가 좁아 빌트인 가전 수요가 높다. LG전자는 B2B 영역에서 빌트인 가전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 빌트인 매출을 10배 이상 키워 약 24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유럽 시장에서 상위 5개 브랜드에 진입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용 세탁가전 라인업 ‘LG 프로페셔널’도 새롭게 선보인다. 관광산업이 발달하고 노인 인구가 많은 유럽 특성을 고려해 호텔·병원 등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세탁·건조 시간과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자체 관리 설루션이 없는 빨래방 운영자에겐 전용 앱 ‘런드리크루(Laundry Crew)’도 제공한다.

직접판매(D2C) 채널인 온라인 브랜드샵(OBS)은 2030년까지 매출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챗봇·취향 분석 등으로 구매 경험을 개선하고, OBS 전용 모델을 확대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OBS를 단순 판매채널이 아닌 고객소통 창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소프트웨어·서비스(Non-HW) 분야에서는 AI홈 플랫폼을 본격 사업화하고, 이를 B2B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AI홈 허브 ‘씽큐 온(ThinQ ON)’과 이와 연동되는 ‘LG IoT 디바이스’를 유럽에 출시해 고객이 LG 가전을 계속 구매하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

지역별 특화 B2B용 AI홈 설루션도 준비 중이다. 북미에서는 건물 임대 사업자를 위한 에너지·가전 관리 설루션을, 유럽과 중동에서는 홈오토메이션 기업과 협력해 주거단지에 AI홈 패키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IFA 2025 LG전자 부스에서 AI홈 허브 ‘씽큐 온’과 가전들이 서로 연결되며 고객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LG AI홈’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앞세워 ‘고효율=LG’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IFA에서 공개한 세탁기·냉장고·세탁건조기는 유럽연합(EU)의 A등급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70% 절감한 제품들이다.

류 본부장은 “프리미엄 가전에서는 유럽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비해 부족한 보급형 라인업을 보완하면 성장뿐만 아니라 1위 달성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IFA 2025를 기점으로 유럽에서 ‘LG 씽큐 AI’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씽큐 AI는 기존 가전에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씽큐 업(ThinQ UP)’, 고장·이상 징후를 관리하는 ‘씽큐 케어(ThinQ Care)’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구매 이후 경험까지 차별화해 락인 효과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5년 유럽 가전시장은 약 150조원 규모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미 유럽 소비자 평가에서 냉장고는 유럽 8개국 19개 부문, 세탁가전은 5개국 8개 평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류 본부장은 “유럽 시장은 전통 강자 보쉬·밀레, 터키 브랜드인 아르첼릭 등의 강자들이 다투는 굉장히 치열한 시장”이라며 “그럼에도 과거 몇 년 동안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한 결과 LG전자 제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며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 5년 내 1위 달성을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IFA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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