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후발주자’ 오뚜기도 유럽서 뛴다

獨 최대 亞푸드마트서 진라면 판매
BTS 진 앞세워 글로벌 캠페인 전개
해외비중 10%대…삼양·농심보다 낮아
美시장 경쟁심화·관세리스크에 유럽行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게재된 오뚜기의 진라면 광고. 오뚜기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한 이후 글로벌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신현주 기자


오뚜기가 미국에 이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독일 최대 아시아 식품 마트 체인기업인 ‘고 아시아(Go Asia)’에 진라면을 입점시켰다.

고 아시아는 독일 전역에 약 6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도 오뚜기의 진라면 대형 광고가 게재됐다.

프랑크푸르트역은 하루 30만명이 오가는 유럽 최대 규모 기차역이다. 오뚜기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한 이후 글로벌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뚜기는 미국을 시작으로 서구권 국가를 겨냥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코스트코 매장 64곳에 진라면 컵라면을 처음으로 입점시켰다. 연내 로스앤젤레스(LA)가 있는 남부 코스트코 매장까지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만, 중국, 호주 코스트코에서도 진라면을 비롯한 각종 라면 제품을 입점시켰다.

오뚜기는 다른 유럽 국가에도 진라면 납품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독일 등 유럽의 아시안 마트에서 행사 판매를 하고 있고, BTS 진과 함께하는 글로벌 캠페인 관련 판촉 행사도 펼치고 있다”며 “유럽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K-라면의 ‘후발주자’로 불린다.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2위임에도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액 비중은 10.2%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농심(37.9%), 삼양식품(77.3%)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다.

해외 전략은 최근 두드러졌다.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10.8%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은 1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올 하반기 미국 시장 성적이 반영되면 매출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라면업계는 유럽 시장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 미국 라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관세 리스크까지 덮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농심도 최근 유럽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유럽 수출 물량이 6월부터 반영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제품을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신라면 툼바도 마찬가지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해당 제품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불닭’으로 급성장한 삼양식품도 유럽 공략을 가속한다. 단순 라면 제품을 넘어 불닭볶음면의 액상 스프도 별도 상품화해 판매 중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강한 매운맛을 선보였다면, 미국과 유럽에는 치즈나 마요네즈를 결합한 제품으로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양식품 수출 물량 중 유럽시장 비중은 17%로 아시아(48%), 북미(26%) 다음이다.

라면 제조사 관계자는 “K-팝과 K-콘텐츠 영향으로 올해 해외 실적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며 “미국이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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