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사령탑’ 노태문 “더 고민하고 공부…하반기 실적 나아질 것” [IFA 2025]

4월 DX부문장 선임 후 첫 기자 간담회
“전자산업 급변…대전환기를 기회로”
가전·TV 부진에 “미래 성장 준비기간”
업무에 AI 적용…‘AI 드리븐 컴퍼니’ 도약
AI 로봇 ‘볼리’ 문제 수정 위해 출시 지연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베를린)=김현일 기자] 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이 상반기 실적 부진에 대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고 돌아보며 “하반기에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TV 사업 전반에 걸쳐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늘려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올 4월 삼성전자 DX부문장에 선임된 노태문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를 하루 앞두고 독일 베를린에서 국내 언론과 처음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원진 전략마케팅팀장(사장)을 비롯해 TV 사업을 총괄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김철기 생활가전(DA)사업부장(부사장), 성일경 유럽총괄(부사장), 임성택 한국총괄(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입사 이후 줄곧 모바일 사업부에 몸 담으며 ‘갤럭시 신화’를 일궜던 노 사장은 이제 가전·모바일·TV·네트워크·의료기기 사업을 모두 책임지게 돼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노 사장은 지난 5개월 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DX부문을 맡으면서 더 고민하고,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며 “모바일뿐만 아니라 전자산업 전체가 굉장히 빠르게 바뀌는 대전환기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가전과 TV 사업이 보인 상반기 부진에 대해선 “제품·기능·서비스에 빠르게 AI를 적용해 고도화하고 많은 리소스(자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크게 실망하기보다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3~4분기는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노 사장은 간담회 내내 AI를 통한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과 사업의 고도화를 반복 강조했다. 특히 모든 업무 영역의 90%에 AI를 적용해 AI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전·모바일·TV 사업에서 AI 기능을 지금보다 발전시켜 ‘AI 에이전트화’하는 방향을 착실히 진행 중”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로봇도 피지컬 AI를 적용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AI 전략은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 파트너사들의 기술을 함께 도입해 최적의 조합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 모바일도 구글 등 전략 파트너사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하나의 AI 모델만 고집하지 않고 외부와 협력해 최적의 설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리미엄 제품에 한정된 AI 기능을 보급형 제품으로 확대해 ‘AI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노 사장은 “프리미엄 제품에만 AI 기능을 넣는 게 아니라 엔트리 제품(보급형)으로 확대해 AI 기술을 대중화하는 것이 비전이자 목표”라며 “올해 말까지 4억대의 갤럭시 단말기에 모바일 AI가 탑재된다. TV와 가전에서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IFA 2025에서 전시한 4490만원 짜리 세계 최초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두고 비싸다는 의견에 가격을 낮춘 후속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용석우 사장은 “내년 초에는 98, 85, 75, 65 등 다양한 인치에, 이 정도면 살 수 있겠구나 하는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AI 집사로봇 ‘볼리’의 출시 지연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용 사장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열심히 필드 테스트하고 있는데 여러 문제점 때문에 수정하고 있다. 출시 시기는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예고한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의 연내 출시 계획은 변동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노 사장은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연내 시장에 출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확장현실(XR) 기기인 ‘무한’에 대해서도 “열심히 개발하고 있고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여서 멀지 않은 시점에 한국에 먼저 출시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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