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세 국가산단 ‘AGYN 전환’ 한창

부평·주안·남동 ‘제조업의 심장’
40∼60년간 산업화 성장 이끌어
‘4X’ 위해 디지털·AI인프라 확충
수요·공급기업간 연결 미래설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12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호텔에서 ‘인천 국가산업단지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해당 행사에서 유공자 86명에게 포상이 수여됐다. 손영석(왼쪽 네 번째부터) 대원산업 부장, 박창섭 멀티텍 대표, 강희권 유에스이 대표,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 이갑현 세진테크 대표, 이상헌 화인산업 대표, 홍의주 대일산기 대표, 이계영 프로텍메디칼 대표 [한국산업단지공단 제공]


인천의 3개 국가산업단지, 부평·주안·남동이 지정된 지 40∼60년이 지났다. 이들 산단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주무대이자 수출입국 기지로, 산업화와 성장시대를 이끌었다. 수도권 제조업의 심장으로 여전히 뛰고 있지만 ‘재생’이라는 대형 과제에 마주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이들 3개 산단을 ‘4(A·G·Y·N)X’로 대전환을 꾀한다고 15일 밝혔다. AI(인공지능)·Green(친환경)·Youth(쳥년)·New-Biz(신산업)으로 전환(eXchange)하자는 것이다.

우선 1만2000여 입주 기업의 디지털·AI 전환(DAX)을 추진한다. 초고속 유무선 통신망과 AX종합지원센터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이를 통해 AI 기술이 필요한 수요기업과 솔루션 공급기업이 수시로 연결되는 협력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 에너지소비효율 개선을 위한 금융지원과 ESG 경영컨설팅 등 종합 지원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기업들이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아울러 청년이 머물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근로자의 정주여건과 근로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기업들이 혁신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적 지원도 해준다.

부평·주안·남동산단은 인천 전체 산업단지 생산의 73.7%, 수출의 67.7%, 고용의 78.8%를 각각 차지한다. 1만2000여 대·중소기업이 지역경제와 국가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오래된 고민은 중첩돼 있다. 관세전쟁, 중국의 급부상, AI 같은 혁신기술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규제는 제조업의 체질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산업단지가 여전히 ‘일하는 곳’이긴 하지만 ‘머물고 싶은 곳’으로서 매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지난 60년이 ‘성장의 기적’이었다면 이제는 ‘지속가능한 약속’이 필요한 때다. 굴뚝에서 AI로, 에너지 다소비에서 친환경으로, 근로자 중심에서 시민과 청년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변화가 절실하다”며 “올해 인천 산단 60주년 행사는 과거를 기념하는 자리를 넘어 변화의 방향을 공유하고 공감히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지난 12일 인천에서 산단 지정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제조 AI 전환(MAX)’와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성장전략’을 주제로 기업과 학계가 머리를 맞댔다. 근로자, 기업인, 지역사회, 전문가가 참여해 과거의 땀방울을 기리고 오늘의 성취를 나누며 미래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은 “부평·주안·남동에서 시작된 60년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역사 그 자체다. 가난을 딛고 일어서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수출국으로 이끌었다”며 “산단은 이제 단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술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혁신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평산단은 1965년 지정됐다. 당시 컬러TV, 시계 등 수출기업이 몰려들며 ‘인천 수출 1번지’라 불렸다. 이어 1969년 주안산단이 들어서면서 인천은 한국 수출의 최전선이 됐다. 1970~1980년대 수출공단(서울·부평·주안)은 대한민국 수출의 10%를 담당했다. 1985년 착공된 남동산단은 폐염전을 매립해 조성됐다. 수도권 과밀해소와 제조업 재편의 해법으로 태어나 현재 8000여 기업이 입주해 연간 32조원의 생산, 40억달러의 수출, 8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수도권 최대 산업단지로 성장했다.

조문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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