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전 세계 전기차 10대 중 7대 ‘中 배터리’ 탑재…K-배터리 점유율 소폭↓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691.3GWh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
1위 CATL, 전년 대비 31.9% 성장
K-배터리 점유율 16.8%…전년 대비 3.8%p↓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추이 표 [SNE리서치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올해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 10대 중 7대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691.3GWh(기가와트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9%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제조사별 사용량을 살펴보면, 상위 1·2위 모두 중국 업체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먼저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1.9%(254.5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를 견고히 유지했다. 지커와 리오토, 샤오미 등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과 같은 다수의 글로벌 주요 OEM 역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BYD는 50.3%(124.8GWh)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급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 외에도 CALB(4위)를 비롯해 고션(7위), EVE(9위), SVOLT(10위) 등 모두 6곳의 중국 기업이 점유율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6곳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무려 전체의 68.4%에 이른다.

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5.8GWh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파나소닉은 최근 강화된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및 원자재 규제에 대응해 북미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랜드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표 [SNE리서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8%p 줄어든 16.8%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3.3%(67.4GWh) 성장하며 3위를 유지했고 SK온은 20.3%(29.2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9.1%(20.0GWh) 줄었다. 미국에서 리비안이 중국 고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스탠더드 레인지 트림을 새롭게 출시하며 삼성SDI의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는 “중국계 배터리사들은 스페인 내 CATL 공장 건설 등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지역 내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어, 현지 기업들에 대한 기술·투자 대응 압박도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배터리 기업들은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규제 적합성 확보, 소재 다변화, 지속가능한 설계와 리사이클 전략을 병행해야 하는 복합 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기술 혁신과 사업 구조의 유연성을 갖춘 기업만이 중장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편,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규제 변화와 원자재 공급 리스크가 각 지역 전략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G7 및 유럽연합(EU)이 희토류 가격 상한제와 수출 규제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희소 금속의 안정적 확보가 배터리 원가 구조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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