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침묵하던 디아즈가 폭발했다…삼성, SSG 꺾고 PO 진출 “한화 나와!”

정규 4위 삼성, 3위 SSG에 업셋
대구 홈경기 싹쓸이하며 3승1패
결승 투런포 디아즈 준PO MVP
삼성, 17일부터 한화와 PO 격돌

삼성 디아즈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SSG전에서 8회 홈런을 터뜨린 뒤 방망이를 내던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통한의 동점을 허용한 뒤 맞은 8회말. 삼성 선두 타자 김지찬과 김성윤이 범타로 물러나고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상대는 전날 포스트 시즌 최다인 17구 승부를 벌였던 SSG 핵심 불펜 이로운. 전날 삼진으로 물러난 구자욱은 이번엔 기어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이는 정규시즌 홈런왕 르윈 디아즈.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한 디아즈는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이로운의 시속 126㎞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겼다. 홈런을 예감한 디아즈는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포효했고 홈관중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삼성 라이온즈가 SSG 랜더스를 누르고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진출했다.

삼성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PS) 준PO(5전 3승제) 4차전에서 SSG를 5-2로 제압했다.

정규시즌 4위 삼성은 인천 원정에서 3위 SSG와 1승1패를 기록한 뒤 안방 2연전을 싹쓸이하며 3승 1패를 기록, 짜릿한 업셋에 성공했다.

삼성은 오는 17일부터 정규시즌 2위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KS)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삼성과 한화가 가을 무대에서 맞붙는 건 2007년 준PO 이후 18년 만이다.

2-2로 팽팽하던 8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린 디아즈는 기자단 투표 75표 42표를 받아, 25표의 원태인을 제치고 준PO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디아즈는 이번 시리즈에서 16타수 6안타(타율 0.375),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삼성 후라도(왼쪽)와 SSG 김광현 [각 구단 제공]

4차전 초반은 양팀 선발 투수의 명품 투수전으로 팽팽하게 이어졌다.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으로 포스트시즌 부진을 깨끗이 지웠고, 포스트시즌에서 20번째 선발 등판한 베테랑 김광현도 5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묵직한 구위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그러나 3회말 1사 후 강민호와 전병우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지찬이 1사 1, 2루에서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중전 안타를 쳐 0-0의 팽팽한 균형을 깼다.

삼성은 6회말 노경은을 공략해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김성윤의 볼넷, 구자욱의 우전 안타로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디아즈가 좌전 안타로 김성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홈 송구와 주자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지만, 김성윤이 포수 태그를 피하는 재치 있는 슬라이딩을 하며 먼저 홈 플레이트를 찍었다.

SSG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라도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8회 반격에 나섰다.

8회초 선두타자 정준재가 김태훈에게 볼넷을 골랐고, 대타 오태곤이 바뀐 투수 이승현을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무사 1, 3루에서 박성한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치며 순식간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SSG가 무사 3루 찬스에서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배찬승이 최정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1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한유섬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이어 2사 1,3루에서 등판한 이호성이 준PO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삼성 이재현이 8회 디아즈에 이어 연속 타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

사자 군단의 응원가 엘도라도가 울려퍼진 8회말 삼성 타선이 폭발했다.

2사 후 구자욱이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디아즈가 호쾌한 스윙으로 비거리 122m짜리 홈런포를 작렬했다. 이어 나온 이재현이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9회초 등판한 김재윤은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으며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재윤은 이번 준PO 세번째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준PO 4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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