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구금’ 한국인 64명 송환…경찰로 압송

피해자이자 범죄자…역대 최대 규모 범죄자 송환
호송 경찰관 190여 명 전세기 동승…전세기 타자마자 체포영장 집행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민청에서 한국 송환 전세기 탑승을 위해 테초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에 오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해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8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여서 체포 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

64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를 수사 받는다. 현지 범죄단지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피싱 범죄를 저지르며 공범 및 가해자인 이중적 상황이 고려됐다. 이들을 호송할 경찰관 190여 명도 전세기에 동승했다.

이들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분산돼 압송된다.

현지 경찰의 범죄 단지 단속을 통해 적발된 이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이날 송환된 64명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전원으로, 당초 캄보디아 국가경찰청이 밝힌 59명보다는 5명 늘었다.

인천공항에는 이날 새벽부터 피의자들을 태울 호송용 승합차 23대가 대기했다. 경찰 기동대 등도 대거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했다. 경찰청은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을 단장으로 하는 공항현장대응단 인력 215명도 배치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통상 범죄자 송환에는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이 송환 항공편에 동행해 최소 경찰관 128명이 필요하지만, 이번엔 훨씬 많은 190여 명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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