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AI·검색엔진 사용 안한 집단의 뇌 활성도 가장 높아”
AI, 생각 미루는 습관 형성…창의력 감소, ‘조작’ 가능성 증가
전문가들 “어린 시절부터 AI 의존하면 인지발달 위험…기본 지식·사고력 먼저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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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에 의존하는 청소년들.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공지능(AI)에 학습이나 고민상담 등 의존도가 높을수록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인지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청소년들이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에 의존할수록 사고력과 학습 능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어 학부모와 교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MIT 미디어랩 연구진은 18~39세 참여자 54명을 대상으로 LLM을 활용한 글쓰기의 인지 비용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AI 챗봇 이용 집단 ▷검색엔진 사용 집단 ▷개인 지식에 의존하는 집단 등 총 세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외부 도구 사용이 많을수록 비판적 사고에 도움이 되는 뇌 영역간 연결성이 감소했다. LLM을 사용한 집단에서 뇌 영역간 연결성이 가장 낮았던 반면, LLM이나 검색엔진을 사용하지 않은 집단에선 뇌 영역간 연결성이 가장 활발했다.
특히 연구진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인지 및 발달 단계상 일부 위험에 더 노출될 수 있어 과도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AI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기본 지식과 사고력을 먼저 갖춰야 AI에서 나타나는 오류도 발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가 심화된다”며 “단기적으로 생각을 미루는 습관을 형성해 창의력 감소, 조작 가능성 증가 등 장기적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AI에 의존하면 단기적으로는 인지 자원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고력과 기억력 저하라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는 것에 연구진의 설명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나탈리야 코스미나는 “AI의 편리함은 나중에 비용이 되어 돌아올 것이며 그 비용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며 “LLM에 대한 과한 의존이 비판적 사고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덴버대학교 피영 킴 아동심리학 교수는 “어린 아이일수록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킴 교수는 “어린이는 비인간 대상에도 쉽게 의인화 한다”며 “간단한 칭찬만으로도 사회적 로봇이 아이들의 행동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의 인지 사고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킴 교수는“사회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AI에 무엇을 입력하는지, 어떤 도구를 쓰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달 오픈AI, 구글, 메타를 포함한 7개 기업을 대상으로 챗봇의 안전성 확보 조치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오픈AI는 이달 말 18세 미만 전용 ‘자녀 보호 챗GPT’를 내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코스미나는 “아직 3살 아이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없지만 아주 어린 나이에 AI를 사용하면 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AI 정신병(AI psychosis), 자해, 깊은 우울증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우려스럽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AI 정신병은 챗봇과 장시간 대화한 후 나타나는 정신 건강 위기 전반을 포괄하는 비공식적 의학 용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