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미협상 합리적 합의 기대…시간 좀 더 걸릴 것”

李대통령 美 CNN 방송과 인터뷰
구윤철 “3500억弗, 투자구조 초점”
김용범, 러트닉 협상…“일부 진전”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의 두번째 회담 기회를 제공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무역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대면 협의가 종료되면서 결국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무역협상이 마무리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미국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나라라고 믿는다”며 “양국은 합리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이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교·안보 이슈들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쉽게 타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한국의 핵심 동맹국인 미국에 합리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것이라 믿는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인 입장을 미국 언론을 통해 보여주면서 신중론을 끝까지 유지하자는 모습으로 비친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워싱턴 DC의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한미 무역합의의 잔여 쟁점을 놓고 2시간 가량 협상을 벌였다. 김 실장은 러트닉 장관을 만나고 나서 기자들에게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잔여 쟁점이 한두 가지라면서 “아주 많지는 않다”면서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은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보다 투자 구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혀 투자금 구성이 핵심 쟁점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관건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구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미국은 현금 비율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직접투자·대출·보증을 혼합한 균형 잡힌 구조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한국 외환시장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상황에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CNN 인터뷰에서는 전날 북한이 황해북도 중화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갑자기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그에게 ‘평화의 중재자(peacemaker)’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상대방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는 메시지도 보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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