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날씨에 ‘후끈’…K-패션, 모처럼 웃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부진했던 패션업계
올해 방한 의류 수요 늘며 실적 기대감


서울 명동거리 한 의류점에 경량패딩이 걸려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지난해 무더웠던 날씨로 겨울 장사가 부진했던 패션 업계가 올 하반기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로 패딩, 코트 등 방한 의류 수요가 급격히 늘자 물량을 확대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평균 기온이 낮아지며 겉옷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백화점부터 쇼핑몰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발 빠르게 겨울 신상품 진열을 확대 중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도 패딩류 상품의 예약 판매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

10월 마지막 주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추위도 예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바람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아졌다. 경기, 강원, 충북, 경북 일부 지역에는 전날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쌀쌀한 날씨에 패션 업계는 계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패션 기업은 따뜻한 겨울 날씨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의류 단가가 높아 성수기로 꼽히는 F/W(가을·겨울) 시즌 판매량이 감소하면서다. 두꺼운 겉옷이 제때 팔리지 않으면서 재고 부담이 늘었고, 효자 품목이던 다운 제품 매출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했다.

상반기에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업계가 하반기 매출 회복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특히 FW 시즌 의류 판매가 활발한 4분기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다운 상품 물량을 예년 대비 10~20% 확대하고, 기능성 원단을 적용한 경량 패딩이나 하이브리드형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간절기 겸용 제품 비중도 늘렸다. 재고 관리와 소비 패턴에 맞춰 반응생산으로 대응하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58%, 36.6% 감소했다. 한섬도 매출(-1.10%)과 영업이익(-82.0%)이 하락했고, 코오롱FnC도 매출(-9.20%)과 영업이익(-53.4%)이 나란히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패션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소비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의류 소비가 둔화한 결과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추위를 막는 실용적인 제품에는 지갑을 연다”라며 “날씨가 매출을 좌우하는 만큼 쌀쌀해진 기온에 맞춰 FW 시즌 프로모션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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