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작권 전환 속도…내년 연합방위 2단계 마무리

SCM서 전작권 일정·목표 논의
안규백 “한국형 3축, 예산 확대”
美, 韓 핵잠 도입 지지 재확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예산안 관련 제안 설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4일 서울에서 연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추진 일정과 목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 조건 충족이 필요하다고 2014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검증과 관련해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대체해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운용능력 평가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합 방위 군사적 능력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을 거치는데 현재 IOC 검증을 마치고 FOC를 검증 중인 단계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내년을 목표로 FOC 검증을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대비해 한국형 3축체계 핵심 대응능력 증강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첨단과학기술 강군이 되기 위한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체계도 확대편성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본예산 대피 8.2% 증가한 66조294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가운데 전력운영비는 올해 본예산 대비 6.3% 늘어난 46조1203억원, 방위력개선비는 13% 늘어난 20조1744억원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헤그세스 장관을 만나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은 한미동맹이 한단계 더 심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군 역량이 크게 강화돼 한반도 방어를 한국이 주도하게 되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방위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패권경쟁 속 국방예산에 부담을 받고 있는 미국도 한미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SCM 뒤 안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북 재래식 방어에 있어서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엔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추진에 대해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이 대통령이 ‘요청’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드린다”며 “군당국으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무부, 에너지부 등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 다른 유관기관이 있는데 계속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다만 미국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 승인이 핵연료를 공급하는 것인지, 미국 내에서 건조하라는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의 핵추진잠수함 승인이 핵연료 공급이라고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필리조선소 건조라고 밝혀 한미 간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낸 바 있다.

정부는 미국의 핵연료 공급이 이뤄질 경우 2030년대 중후반엔 핵추진잠수함 선도함 진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재래식잠수함에 있어서 세계적 수준의 설계·건조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지금까지 확보한 핵심기술과 국가 역량을 결집하면 우리 기술로 원잠 건조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미측과 협의를 통해 연료를 확보하고 2020년대 후반 건조 단계에 진입한다면 2030년대 중후반 선도함 진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아울러 한미는 대만 유사시 관여 등 주한미군 유연성 확대와 F-35A 전투기, 해상초계기, 항공통제기를 비롯한 미국산 무기 구매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2030년까지 250억 달러(약 35조원) 규모의 무기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미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관세·안보 ‘팩트시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10만t급)을 필두로 순양함 로버트 스몰스, 이지스구축함 밀리우스와 슈프 등 제5항모강습단 소속 함정 4척이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해군은 “제5항모 강습단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 등을 위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며 “이를 계기로 한미 해군 간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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