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이어 ‘국채’까지?…사흘 만에 선물 1.5조 던진 外人, 환율 1470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투자360]

이달 외국인, 채권 선물 2.6조원 팔아치워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6.6조원 순매도
한은 ‘매파적 발언’에 국채 매도→환율 상승 악순환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달러를 포함한 각국 외화의 환전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이어 국공채를 대거 순매도 하면서 환율을 자극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깜짝 매파적 발언으로 국고채 금리가 치솟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채권과 주식시장 전반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환율도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비상 계엄 당시 환율 수준인 1480원까지 치솟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들은 국고채 10년 선물(KTB10) 2조3818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선물(KTB3)은 2195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약 2조6013억원 규모의 국채 선물을 팔아치운 셈이다.

순매도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 10~12일 사흘 만에 외국인들은 약 1조5290억원어치의 국공채 10년 선물을 던졌다.

국고채 금리도 들썩였다. 전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267%로 12일 대비 0.014포인트 낮아졌지만 3.2% 수준을 유지하며 지난해 6월 21일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대거 매도한 배경으로는 당장 이창용 총재의 발언이 이유로 꼽힌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싱가포르 방문 중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로는 인하 사이클이지만 11월 경제전망에 따라 인하 시기, 인하 폭, 방향성 등이 결정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 총재의 발언이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해석되면서 채권 시장이 요동쳤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르는데, 한은이 금리 인하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자 외국인들이 자금을 팔고 시장을 떠났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채권 매각 대금이 달러로 환전되면서 또 다른 환율 상승 압력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한은의 매파적 행보는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금리차(스프레드)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원/달러 환율 하락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금리 급등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일단 이탈하고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리게 된다.

실제로 이 총재의 발언이 있고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환율은 1470원대를 돌파한 뒤 오전 10시 27분께 1475.4원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1471.9원에 장을 시작했다가 구윤철 부총리가 환율에 우려를 나타내며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하겠다”고 발언한 이후인 오전 9시50분 현재 1456원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주식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원/달러 환율 자극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6조6123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장초반부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오전 9시54분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41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71억원을 팔아치웠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공식적으로 금리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 발작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통화정책, 즉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는 국채 선물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도세를 확대했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도 차익실현 차원에서 11월 들어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화된 것이 환율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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