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바 19만원? 미끼였다”…박지현, 새벽배송 민낯 폭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월 쿠팡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인증한 모습.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쿠팡 물류센터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시도한 뒤 ‘새벽배송’ 시스템에 대해 “선택이 아닌 ‘강요된 선택’”이라며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의 새벽배송 노동이 단순히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계가 급한 사람들의 비자발적 선택”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두 달간 녹즙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는 앞서 지난 9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새벽 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아르바이트 한 후기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쿠팡 알바로 19만원을 벌었는데, 이를 두고 “높은 시급은 기존 노동자가 아니라 ‘신규 인력’에게만 주어지는 단 한 번의 미끼였다”며 “8시간 동안 고되고 치열하게 땀과 체력과 시간을 맞바꾼 값일 뿐, 그 이후엔 같은 조건의 프로모션 문자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일할수록 오히려 수당이 줄어드는 구조, 경험이 쌓일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공개한 쿠팡 측 프로모션 조건은 ▷최근 28일 이내 근무 이력 없는 신규 헬퍼 ▷지각·조퇴 시 프로모션 무효 ▷타 프로모션과 중복 불가 ▷CLS 계약직 지원 불가 등의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박 전 위원장은 “어떠한 노동은 누군가의 생계 그 자체이며, 개인의 의지로는 뒤집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이뤄진다”며 “그 때는 레일 위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품들만 보였지만, 지금은 그 물품을 옮기는 사람들의 삶이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력이 쌓여도 시급이 오르지 않고, 생계가 급한 사람들이 ‘선택’ 아닌 ‘강요된 선택’을 하게 되는 새벽 배송과 물류센터 노동의 현실을 알고도 새벽 배송이 필수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우리가 누리는 ‘빠름’과 ‘편리함’은 누구의 시간과 몸을 비용으로 삼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박 전 위원장은 “문제는 개인의 근성과 선택이 아니라 구조”라며 “우리는 이 구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그 구조를 직시하는 일에서 정치와 변화가 출발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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