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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승연애4 |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왜 이렇게 가식적인 척을 하냐”(민경이 X인 유식에게)
“내가 신경이 하나도 안쓰여?”(우진이 X인 지연이가 원규와 대화를 계속 나누자 차단하면서 지연에게)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4’의 묘미는 X에 대한 감정이다. 이미 헤어졌지만, 막상 내 눈앞에서 X가 내가 아닌 다른 이성과 데이트를 하거나 플러팅을 날리는 걸 보는 게 눈꼴 사나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민경은 유식이 잠이 많은 걸 아는데, 새벽까지 매일 잘 노는 걸 보고 “조금만 일찍 자줘”라고 말한다, 민경은 아예 잠꼬대까지 하며 유식을 향해 “오빠”라고 울면서 부른다. 민경은 무용을 연습하고 가르치느라 시간이 없었던 유식을 기다리다 지친듯하다. 하지만 9년간 사귄 추억 지우기가 만만치 않다. 민경은 예고편에서 “8년간 사귀었다. 너를 다 만들었는데, 오빠가 날버렸다”고 말한다.
민경은 X와의 재회 마음이 없었지만, 훌쩍 성장한 유식을 보니 생각이 달라진 듯하다. 민경과 유식은 13년간 사귀었다 헤어진 후 ‘환승연애3’에서 재회한 동진-다혜커플의 애틋한 분위기가 살짝 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지연은 X인 우진이 아닌 다른 남자, 특히 원규와 데이트하며 원규의 티셔츠까지 입고 꽁냥거리고 있다. 우진은 “너무 배려가 없다. 실망이다”고 말했지만, 이 말을 들은 지연은 “왜 자꾸 X에게 혼나는 것 같지” 하는 기분이다.
또 한쌍의 X관계인 원규와 지현. 한의사인 원규는 지현이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원한 게 서로 맞지 않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연기 선생님’ 지현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이 많음을 알자, 또 지현이 적극적으로 남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자 신경이 쓰인다. 원규는 “너(지현)의 행동이 싫고 질투난다”고 했고, 지현은 “새벽에 웬 라면을 먹어”라고 응수한다.
남자들에게 인기녀인 지현도 관심을 두고 있는 유식이 다른 여성을 보고 있어 조금 쳐진 상태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지현이에게 눈길이 자주 갔지만 이제 필자의 시선은 현지로 바뀌었다. 현지는 X인 백현이 윤녕과 가까워지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승무원인 현지는 백현과 2년간 사귀고 5년전 헤어졌다. 하지만 현지는 X룸에 들어가 백현과의 추억의 흔적을 보고는 오열했다.
시청자들이 그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틀거렸다. 백현이 군대에 있을 때 쓴 편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사랑하는 현지야, 결혼하자”는 편지였다.
현지는 전투력을 발휘해야 할 ‘메기녀’임에도 전투능력을 상실하고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현지는 곁을 내주지 않는 X인 규민을 잊지 못해 힘들어하며 계속 울었던 ‘환승연애2’의 해은을 살짝 닮았다.
백현은 X인 현지 앞에서 다른 여자와 꽁냥거린 데 대해 사과하면서도 “호감 있는 사람 있고 진심이야. 2년동안 난 연애를 못했어. 그 시간이 힘들었어”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에 현지는 “호감이 생긴다는 것도 신기하고 짜증나. 아 미치겠다”고 했다. 백현은 “(앞으로는) 대화하자”고 했다.
제작진은 헤어진 남녀의 남은 감정을 가만 두지 않는다.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룰이 적용된 ‘X룸’을 들어가게 해 입주자들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게 한다. 기억이 소환되면서 후회부터 질투, 설렘까지 뒤섞인 환승 하우스가 앞으로 어떤 국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일단 ‘장기커플’은 정리했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남녀관계는 칼로 무를 썰 듯 될 수 없다. ‘잔불’이 남아있다. 지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시즌3 다혜-동진 커플만 봐도 알 수 있다. 다혜는 미련이 남아 생각만 하면 계속 눈물이 났지만, 동진은 다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다혜가 잘 되려면 날 만나서는 안된다”는 지고지순함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래서 ‘환승연애4’의 우선적 관심은 9년차 커플이었던 민경-유식이 동진-다혜 커플처럼 될 수 있을까이다. 또한, 현재 주저않아있는 ‘현지’의 행보에 대해서도 보고싶다. X인 백현과 재회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아니면 ‘현규’ 같은 새로운 남자를 만들까? 현지는 “(X가) 일말의 가능성도 안주는데, 나도 이제 마음 정리해야겠다”며 유식에게 속마음 문자를 보냈는데, 유식도 현지에게 보내 서로 일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