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빠지게 ‘국민연금’ 냈더니…한푼 안낸 ‘생계급여’에 역전당했다

국민연금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국민연금 평균액이 기초생활보장제 생계급여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며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매달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연금 가입자가 소득이 없는 이들이 받는 생계급여만큼도 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2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1인당 평균액은 67만9924원으로, 1인 가구의 생계급여 76만5444원보다 적었다.

노령연금은 1990년대 국민연금 확대 때 5년만 가입해도 연금을 지급하던 특례연금, 이혼하면 지급하는 분할연금, 장애·유족 연금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형태의 국민연금을 뜻한다. 생계급여는 소득이나 재산이 전혀 없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생계비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2015년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개별 급여 체계로 전환했다. 당시 1인 가구 생계급여는 43만7454원, 국민연금은 48만4460원으로 국민연금이 더 높았다.

그러나 2023년부터 생계급여가 국민연금보다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생계급여는 62만3368원으로 국민연금(62만300원)보다 3068원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생계급여가 5만여 원 더 많게 벌어졌고, 올해는 차이가 8만5520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최근 정부가 복지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023년부터 복지를 결정하는 기준인 기준중위소득을 잇따라 역대 최고로 인상했고, 생계급여 지급기준도 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높였다.

반면 국민연금 평균액 인상률은 3~5%로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연금액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체 가입자 3년 평균소득 ‘A값’(올해 309만원) 상승률 역시 3~6% 수준이었다.

앞으로 생계급여와 국민연금 간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7월 말 내년 기준중위소득과 생계급여 기준선 결정 당시, 내년도 1인 가구 생계급여를 82만556원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올해 12월 국민연금 평균액은 70만원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없애고 소득에 비례해 연금이 올라가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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