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논란’ 압박 속 한동훈 광폭 행보…국힘 내분 초읽기? [이런정치]

韓, 정치 행보 넓히며 ‘지선·재보선 겨냥’ 분석
당무감사위 ‘당게 논란’ 조사로 갈등 폭발 조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계엄 1년 기자회견, 토크콘서트 등을 통해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본격적인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원게시판 논란’ 조사 착수 등 일련의 사태로 현 국민의힘 주류의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토가 상당하다는 사실도 확인된 상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오는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 지지자들과 최근 정치 현안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

한 전 대표는 올해 대선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지역 주민을 만나는 ‘민심 경청 로드’를 비롯해 방송·유튜브 출연과 SNS 활동 등 사실상 정치 행보를 이어 왔다. 그러면서 새벽 배송 금지 문제 등을 정치권에서 앞장서 이슈화하고,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벌인 13년 국제 투자 소송에서 승소한 일의 주역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2023년 9월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ISDS 판정 취소 신청을 결정했다.

지난 3일에는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회 쪽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여당 당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이은 토크콘서트 개최 등은 이제 6개월도 남지 않은 내년 6·3 지선 및 재보선을 염두에 둔 전격 행보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 본인은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선거 출마,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도전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공천 가능성이 있느냐다. 비록 정적에 가까운 사이라고는 하나 선거 승리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장동혁 대표가 한 전 대표의 출마 길을 적어도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있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게시판 논란 조사 착수 건이 결정적인 시그널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8일 “2024년 11월 5일 전후로 발생한 당원게시판 관련 논란과 그 후속 조치 일체에 대한 공식 조사 절차 착수를 의결한다”고 밝혔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라왔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에 한 전 대표 측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골자다.

이에 친한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한동안 당 비판을 자제하던 한 전 대표도 “당을 퇴행시키는 시도가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당무감사위 결정에 따라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사이, 현 국민의힘 주류와 친한계 사이 전면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다시 당의 리더로 자리 잡을 가능성까지는 적다고 해도 당에 계속 남아 있을 수는 있어야 한다”며 “당무감사위가 지금 시점에 당원게시판 논란을 꺼낸 것은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의도가 명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