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0원으로 돌아온 ‘슈카 소금빵’…싸고 맛있는 빵 지향”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예전보다 빵 가격은 조금 올랐지만 맛을 더 보완했다”고 말했다. [글로우서울 제공]


“가성비가 높으면서 맛있는 빵. ETF베이커리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 ‘글로우서울’ 본사에서 만난 유정수 대표는 “가격은 전보다 올랐지만, 맛을 더 보완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식음료(F&B) 사업과 공간 기획을 함께하는 글로우서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 ‘ETF베이커리’를 열었다.

ETF베이커리의 출발점은 지난 8월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와 글로우서울이 운영한 팝업스토어다. 시중에서 3000원대에 판매되는 소금빵 가격을 990원으로 책정해 화제가 됐다. 제빵업계의 반발로 8일 만에 영업을 중단했지만, 이날 정식 매장으로 다시 문을 열자마자 긴 대기줄이 형성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유 대표는 “유튜버 슈카가 성심당의 장점인 가성비를 극대화한 ‘슈심당’을 제안해 ETF베이커리를 시작하게 됐다”며 “생각보다 큰 대중의 관심에 놀랐지만, 한국제과기능장협회의 공문을 보고 심리적 압박을 느껴 결국 그만두게 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제과협회는 공문을 통해 “제과·제빵 소상공인들이 마치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오해받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우서울이 논란을 딛고 매장을 다시 연 데에는 사회적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힘들고 저성장·고물가까지 겹친 지금, ETF베이커리는 이 사회가 필요로 해서 태어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면서 “제빵협회와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우리가 더 성숙하게 접근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슈카는 빠지게 됐지만, 그가 세운 처음 목표에 따라 ‘싸고 맛있는 빵’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ETF베이커리에 진열된 다양한 빵의 모습 [글로우서울 제공]


지향점은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빵’이다. 성심당과 비슷하다. 영업 중단 후 3개월간 맛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더 만족할 만한 빵을 착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매일 고민과 수정을 거듭했다”면서 “팝업 가격보다 평균적으로 10~20% 올랐지만, 재료가 더 풍부하고 맛을 꽉 채운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격은 올랐지만, 여전히 싸다. 대표 메뉴 소금빵은 1190원이다. 생산 단위를 키우고 공정을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다. 빵을 작게 여러 개 만드는 대신 한 제품의 크기를 키워 반죽·성형할 때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을 줄였다. 생산 단계도 최대한 단순화했다. 숙련도가 높지 않아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 대표는 “최근 제빵업계 노동자 사망사건이 문제로 떠올랐는데, 공정 단순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이 해결책이라고 본다”며 “인건비가 오르면 빵 가격이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회사가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안전과 효율이 달라진다”고 했다.

ETF베이커리의 최종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글로우서울이 운영하는 스탠다드브레드, 청수당 등 브랜드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F&B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된 국내를 고려하면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라며 “싱가포르 등 다양한 시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글로우서울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이다. 2018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출발한 회사는 지난해 633억3275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388억5471만원)과 비교해도 가파른 성장세다. 공간 기획과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를 결합한 독자적인 모델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초기에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쌓아가며 생존을 고민했지만, 꾸준히 새로운 공간과 통일된 브랜드를 제안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력이 생겼다”면서 “올해는 대기업의 협업 요청까지 많아 더 큰 결실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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