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젤렌스키 ‘베를린 회동’…연내 종전 압박

백악관 “실질적 진전 때만 대표 보낸다”
“미·우크라 합의해도 푸틴 받을지 의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이번 주말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를 위한 회의는 하지 않겠다”며 연내 종전 합의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이번 회동이 실제 진전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윗코프 특사는 베를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유럽 정상들도 만나 종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동에는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한다.

WSJ는 이를 두고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와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유럽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영토 상실을 감수하는 조건의 평화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는 조건을 제시했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별도의 20개항 역제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미국이 최근 제시한 수정안(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일부 돈바스 지역을 ‘자유경제지대’ 또는 ‘비무장지대’로 전환하는 방안)에도 우크라이나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지 여부 역시 이번 베를린 논의에서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15일 별도의 정상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다시 확인할 계획이지만, 미국의 급한 종전 추진 기조와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자체가 “매우 민감한 의제들의 집합”이라며 미국의 압박에도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심지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일정 부분 합의를 이룬다 해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 “푸틴은 목표를 후퇴할 기미가 없다”며 합의 성사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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