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 분노한 김건희, 尹과 심하게 싸웠다 [세상&]

특검, 金여사 지근거리 보좌 인물 진술 확보
“김건희 여사 계엄에 관여한 사실 발견 안돼”


박지영 특검보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및 외환 혐의 사안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섰던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팀)은 15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심하게 싸웠고,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는 취지로 분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 자리에서 “가장 관심 큰 김건희 비상계엄 관여 의혹과 관련해 2024년 8월에서 11월께 비상계엄 관련 대통령 관저 모임에 참석했던 군사령관들을 다 조사했다. 통신 내역도 확인했다”며 “그런데 김 여사가 해당 모임에 참석하거나 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계엄 선포 당일 김 여사를 보좌한 행정관, 당일 방문했던 성형외과 의사 등도 모두 조사했다”며 “행적을 확인했으나 비상계엄 관련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김 여사는 이 사건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텔레그램 등에 비춰볼 때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의심되고, 특검팀도 의혹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계엄 당일 행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개입을 증명할 어떤 증거나 진술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검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관련 사법리스크 무마가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의 명시적 동기는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계엄 선포 배경에 작용한 요인으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 선포의 동기와 목적은 권력 독점과 유지”라고 했다. 이어 “명태균 리스크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사가 직접적인 건 아니고 계엄 선포 시기를 정할 때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주요 목적이나 선포의 기저(에 깔린 요소)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리스크 해소를 권력 독점과 유지를 통해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권력의 독점·유지는 (윤 전 대통령)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거기에 사법 리스크 해소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한 사람의 진술이라고 한다.

박 특검보는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해당 대화는) ‘당신 때문에 모든 게 망가졌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생각하고 구상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다 망치게 됐다고 생각한 김 여사가 분노했다는 취지라고 한다.

박 특검보는 또 “내란을 모의했던 2023년 노상원(전 정보사령관)과 김건희가 만났다면 ‘빼박 증거’일 텐데, 노상원과 김건희가 만난 정황이 없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무속인 ‘천공’과의 관련성 부분에서도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은 다 확보했다”며 “그랬지만 천공과의 계엄 논의는 일체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히 떠도는 소문만 갖고 천공을 조사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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