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해변 총격 참사에 각국서 애도 보내…유대인 행사 보안 강화 이어져

UN “유대인 공동체에 깊은 애도” 獨 “반유대주의 근절”
호주와 단교한 이란도 “테러 규탄”
유대인 공동체 노린 총격에 뉴욕 등 하누카 행사장 보안 강화

수잔 레이 호주 민주당 대표가 15일 시드니 본다이 해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본다이 파빌리온에 헌화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난 주말 평화롭던 시드니의 명소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에 국제 사회가 일제히 애도의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 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시드니 총기 참사를 두고 “평화와 빛이 어둠을 이기는 기적을 기념하는 하누카 첫날, 전세계 유대인 공동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참사 소식을 전해듣고 “말문을 잃었다”며 “이는 우리의 공통된 가치에 대한 공격이다.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반(反)유대주의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을 ‘명백한 반 유대주의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반유대주의는 이 세상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규탄했다.

호주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이란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테러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스마일 바게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테러와 살인은 어디에서 발생하든 용납할 수 없으며,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햤다. 호주는 지난 8월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발생한 반 유대주의 방화 사건의 배후로 이란 정부를 지목했고, 주호주 이란 대사를 추방한 바 있다. 이란 정부의 이번 성명은 반 유대주의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행보로도 보인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축제인 하누카 행사에 무장 괴한들이 나타나 총기를 난사하면서 시작됐다. 하누카는 유대인들의 전통 축제로 서구의 크리스마스에 비견되는, 명절 같은 행사다. 총격 괴한들은 50세 아버지와 24세인 아들 2인조로 확인됐다. 경찰 검거 과정에서 한 명이 사망했고, 한 명은 중태다.

호주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고의로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수사하고 있다. 하누카 기간에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총격이 벌어지면서, 다른 나라들도 하누카 행사장의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경찰은 하누카를 기념하는 대형 전기 촛대(메노라)가 설치된 브란덴부르크문 주변에 경찰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베를린 경찰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밤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열리는 하누카 행사를 위해 광범위한 보안 계획을 세웠다”며 “시드니 사건을 고려해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현장에 강한 경찰력을 배치할 것”이라 게시했다.

미국 뉴욕시도 하누카 행사장과 유대교 회당에 추가 보안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엑스에 “유대인 공동체가 안전하게 명절을 기념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올렸다.

프랑스도 오는 22일까지 유대교 예배 장소 주변의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폴란드도 “지정학적 상황과 시드니 테러를 고려해 외교 공관과 종교 시설의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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