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내년이 ‘전환의 해’…M&A시장 ‘스케일업’ 전망

후계 리스크, M&A 매물공급 요인
밸류재평가 지방기업, 투자매력 ↑



김수정 브릿지코드 M&A센터 전략실장


올해 국내 중소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은 구조적 변화의 정점에 도달했다. 금리·경기 사이클, 인구구조 변화, 지역 산업 재편이 겹치면서 M&A는 생존 전략이자 산업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로 매각 수요가 급증하고, 기술·데이터 기반 산업의 성장과 전략적투자자(SI)의 적극적 행보가 시장 흐름을 좌우했다. 이 같은 변화의 축을 바탕으로, 올해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짚어보고 내년에는 어떤 전략적 변화가 예상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소기업 대표 평균 연령이 60세에 가까워지며 후계 리스크가 매물 공급 요인이 됐다는 점이다. 현금흐름 기반 기업 선호는 꾸준하고, 일본식 ‘폐업 회피형 M&A’가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지방 기업 재평가가 이뤄지고 지역 단위 재편의 흐름이 지속됐다. 지방 기업은 낮은 밸류에이션과 안정적 고객 기반, 기술력 등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히든 챔피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2026년에는 식음료·기계·물류 등 지역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형 M&A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금리 부담 완화로 재무적투자자(FI)의 활동성이 회복되고, 사모펀드는 대형 딜에서 안정적 수익 기반의 중소형 딜로 전략을 이동하고 있다. 때문에 구조조정형 경영권 거래와 사업부 매각 등이 중소·중견기업 시장에서 더욱 일반화하고 있다.

기술 기반 산업의 전략적 M&A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로봇·스마트팩토리·바이오 등 기술 중심 산업에서는 핵심 기술·데이터·인력 확보가 생존 조건이 됐다. 규모보다 기술 가치가 중시되며, 오는 2026년에는 대기업집단과 중견기업의 스카우팅형 M&A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발 정책 변화와 국경간거래(크로스보더 M&A)는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과 보호무역 강화는 중소 제조업의 해외 전략에도 변화를 촉발했다. 미국 내 생산·유통 인프라 확보를 위한 현지화 M&A 수요가 증가하고, 베트남·태국·멕시코 등 우회형 생산기지 인수도 재부상하고 있다. 해외 M&A는 단순 확장을 넘어 공급망 재설계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M&A 실행 역량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복잡한 거래 환경 속에서 실사 체계화, 가치평가 고도화, 정보 비대칭 해소 등 자문 역량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은 사전 준비 여부가 밸류에이션과 거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2026년에는 중소기업 M&A가 일시적 활황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계 리스크, 기술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며 M&A는 퇴로가 아니라 본격적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년은 시장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확립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생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