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쯤은 괜찮다?”…소량 금주만으로도 혈압 내려갔다

日 연구팀, 6만명 건강검진 분석 결과 발표
남녀 모두 음주 끊자 혈압 감소 확인
“소량 음주도 혈압엔 도움 안 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술은 조금이면 몸에 좋다”는 통념과 달리, 소량의 술이라도 끊으면 혈압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대학과 병원 연구진이 약 6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과학대와 세이루카국제병원 공동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세이루카국제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5만8943명의 총 35만9717회 검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학술지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검진 시 술의 종류와 하루 섭취량을 조사해 기록했으며, 순 알코올 10g을 ‘1잔’으로 계산했다. 연령, 체질량지수(BMI), 고지혈증·당뇨병 유무, 식습관, 흡연 여부 등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함께 반영했다.

분석 결과 하루 1~2잔을 마시던 여성이 금주했을 경우 수축기 혈압은 평균 0.78mmHg, 이완기 혈압은 1.14mmHg 낮아졌다. 남성은 수축기 혈압이 1.03mmHg, 이완기 혈압은 1.62mmHg 감소했다. 금주 전 음주량이 많을수록 혈압 강하 폭도 커졌으며, 이 같은 경향은 남녀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이 새로 음주를 시작한 경우에는 혈압이 상승했다. 음주량이 많을수록 혈압 상승 폭도 커졌고, 맥주·와인·위스키·소주 등 술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그간 알코올 섭취는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소량에서 중등도의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없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연구 자료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스즈키 다카히로 세이루카국제병원 순환기내과 의사는 “소량이라도 금주하면 남녀 모두 혈압이 낮아진다는 점을 대규모 자료로 확인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후지와라 다케오 도쿄과학대 교수(공중위생학)도 “소량의 술이 몸에 좋다는 인식과 달리, 혈압을 낮추는 효과는 없었다”며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소량이라도 금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소량 음주나 금주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장기적인 발병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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