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 1공장 가동 2027년 중순으로 앞당겨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캐파 경쟁’에 참전
본격 가동하는 2027년까지 HBM 공급부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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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론이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짓고 있는 신규 생산시설. [마이크론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일제히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완판’을 선언한 가운데 이젠 2027년 물량을 겨냥한 3사의 증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투자에 보수적이었던 마이크론이 설비투자 규모를 계획보다 늘리고 신규 생산시설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며 ‘캐파(CAPA·생산능력) 싸움’에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주문이 폭증하고 있는 HBM과 10나노급 6세대(1c) D램 공급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증액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년 설비투자 규모(138억달러)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생산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0% 수준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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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증설과 투자에 나섰다. 미국 본토를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장비 발주를 서두르는 등 캐파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도 마이크론은 이같은 기조를 재확인했다. 설비투자 중 시설·장비·건설의 구성 비중을 묻는 질문에 “2026년 ‘건설’ 투자금액은 2025년 대비 대략 두 배 늘릴 계획”이라며 “2027년에도 2026년 대비 총 설비투자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이크론은 현재 공사 중인 생산시설의 가동 시점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HBM 물량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짓고 있는 첫 번째 팹(fab)은 가동 시점을 2027년 하반기에서 2027년 중반으로 당겨 첫 웨이퍼를 출하한다고 밝혔다. 아이다호주 2공장 역시 내년에 착공해 2028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욕주 1공장 역시 내년 초 착공해 2030년 이후 공급 개시를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또한 싱가포르에 구축 중인 HBM 첨단 패키징 시설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HBM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인도 공장은 내년부터 대량 양산에 돌입한다.
내년 5월 일본 히로시마에도 신규 생산시설을 착공한다. 총 투자비는 약 1조5000억엔(약 14조원)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최대 5000억엔(약 4조7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2028년부터 차세대 HBM을 출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7세대 제품인 HBM4E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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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도 평택과 용인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HBM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4라인(P4)과 5라인(P5)의 준공 일정을 앞당기며 2027년부터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을 조기 완공하며 당장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사 속도도 올려 2027년 1기 팹을 가동할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커다란 팹 4개가 들어선다. 팹 하나가 청주 M15X 공장 6개와 맞먹는 규모로, M15X 공장 24개가 들어서는 셈이다.
메모리 업계는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을 시작하는 2027년까지는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3사의 ‘캐파 전쟁’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클린룸 추가 확보가 필요하지만, 클린룸 구축 리드타임은 지역을 불문하고 점차 길어지는 추세여서 타이트한 환경은 2026년을 넘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