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 지난해 제·개정 약관 1296개 심사
침묵하면 동의 간주·포괄적 비용부담도 ‘부당’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개정까지 통상 3개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증권사와 신탁사 등 금융투자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서비스 중단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금융투자 약관 조항이 시정 대상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투자업자들이 지난해 제·개정한 약관 1296개를 심사한 결과, 총 8개 유형 17개 조항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앞서 10월 은행 분야, 11월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 분야에 대한 시정 요청에 이은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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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 |
적잘된 불공정 약관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업자의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하는 조항이다. 일부 약관은 ‘알맞은 주의’를 다했다는 불명확한 표현을 근거로 위·변조나 도용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해당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책임 범위를 축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운영상 필요’ 또는 ‘경영상 이유’ 등 포괄적 사유를 들어 서비스를 중단·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조항은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침해하고, 사전 통지나 이의 제기 기회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약관의 중요한 변경 사항을 앱 푸시나 앱 알림으로만 통지하도록 한 조항 역시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고객이 앱 알림을 수신 거부로 설정할 가능성도 있는 데다 앱에 접속하지 않을 경우 변경 내용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고객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 ▷고객에게 포괄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키는 조항 ▷계약 해지 사유를 포괄적·추상적으로 규정한 조항 ▷이용료를 자의적으로 결정·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수익자의 법정 권리를 제한한 조항 등이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 요청으로 금융투자업자의 책임이 강화되고, 금융소비자의 알 권리와 거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가 시정 조치에 나서면 약 3개월 이내에 약관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는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불공정 약관이 반복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온라인투자연계금융 분야에 대해서도 심사를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