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30㎏ 감량 비결 궁금해 미쳐!”…‘주사이모’가 키운 ‘초마름’ 환상 [세상&]

다이어트약 효과·정체 등에 쏠린 관심
“과도한 다이어트 문화 부추길 우려도”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 [입짧은햇님 SNS]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인기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입짧은햇님(본명 김미경)’이 이른바 ‘주사이모’로 불리는 인물에게 전달받은 다이어트약을 두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유명인의 사례가 ‘약에 의존한 체중 감량’에 대한 환상을 자극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강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김 씨와 그의 매니저가 의료법 및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이 서울 마포경찰서에 접수됐다. 경찰은 김 씨를 입건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마약범죄수사팀에 배정됐다.

김 씨가 복용한 약물은 식욕억제제 성분인 펜타민, 일명 ‘나비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법 유통과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약의 효과와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모(17)씨는 “평소 자주 보던 유튜버라 많은 음식을 먹고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궁금했다”라며 “부작용이 크다고 하지만 약만 먹으면 나도 살이 빠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X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햇님처럼 많이 먹어도 빠지는 마법의 약이냐”, “30kg 감량 비결 궁금하다 약 정보 좀 제발 공유해달라” 등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보다는 체중 감량 효과에만 주목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X에 입짧은햇님이 복용한 약 정보에 관해 묻는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 [X 갈무리]


특히 이번 논란은 최근 10대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초마름’ 집착 문화와 맞물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성 아이돌의 체형을 기준으로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 ‘프로아나(거식증을 미화하는 문화)’ 등의 표현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유명 유튜버의 다이어트약 논란이 또 다른 강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유명인의 사례가 개인의 선택을 넘어 또래 집단에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보보다 당장 나에게 필요한 정보 값을 더 크게 판단한다”라며 “다이어트 욕구가 큰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인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소년처럼 비교 가치판단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집단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의료계는 약물 자체보다도 유통 경로와 처방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펜타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엄격한 진단과 처방 아래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비의료인을 통해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법 유통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사 당국은 해당 약물이 어떤 경로로 비의료인에게 전달되었는지, 도매상 유출인지 혹은 의료기관의 불법 대리 처방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불법 행위가 확인된 당사자는 물론, 유통에 가담한 공급책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유튜버 개인의 해프닝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체중 감량을 향한 왜곡된 욕망, 약물 의존,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가 맞물린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다이어트약을 ‘쉽게 살 빠지는 수단’으로 가볍게 소비하는 인식 자체가 위험하다”며 “약물은 치료의 영역이지, 유행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