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저소득 금융사다리 만든다

정책상품금리↓, 청년미소금융 신설
은행권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유도
포용금융 실적평가, 못하면 페널티
매입채권추심업 등록제→허가제


이억원(왼쪽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금융위원회가 8일 발표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추진방향은 저신용·저소득층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저축은행·여신전문(신용)업권 내 중신용자 구간부터 5%포인트 이상의 급격한 금리격차가 발생하는 이른바 금리단층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금리를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정부가 선도적으로 정책서민금융의 문턱을 낮춰 이를 토대로 민간이 자체재원 서민금융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이런 체계 아래 서민금융 성실상환자가 제도권 금융에 안착하는 3단계 포용금융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우선 1월부터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를 15.9%에서 12.5%로 인하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는 그보다 낮은 9.9%의 금리를 제공한다. 불법사금융 예방대출 금리는 15.9%에서 5~6%대로 완화했다.

4.5% 금리의 미소금융 청년 상품과 취약계층 생계자금 대출을 신설하고 채무조정 성실 이행자를 대상으로 한 3~4%대 소액 대출 공급 규모도 종전 12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확대한다.

은행의 자체 서민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공급 규모는 올해 4조원에서 2028년 6조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도 신규 취급액 기준 목표 비중을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높이기로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은행의 포용금융 실적 평가 체계 도입이다. 정부는 징검다리론·새희망홀씨, 중기·소상공인 대출 등을 지표로 은행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요율을 차등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민간의 포용금융 확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포용금융 노력을 하면 서민금융 출연금을 깎아주고 못 하면 출연금이 늘어날 수 있는 체계를 준비 중”이라며 페널티 적용도 예고했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성실상환자가 신용을 쌓아 정책서민금융을 졸업하고 은행권으로 넘어가는 금융사다리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연체자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미소금융→징검다리론, 햇살론 이용자는 햇살론 특례 또는 일반보증→징검다리론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장기연체자에 대한 과감한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 추심부담 완화를 통해 신속한 재기를 유도하고 대부업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불법사금융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포용적 금융의 다른 축이다.

새도약기금, 새출발기금 지속 운영과 함께 신용회복위원회의 청산형 채무조정 지원 대상을 1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채무조정을 내실화하기 위해 금융업권별 채무조정 불승인 사유를 표준화해 비교할 수 있는 공시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 등 금융회사 연체채권이 영세 대부업권으로 매각되는 데 따른 추심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입채권추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대부업 겸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느슨한 진입 요건으로 매입채권추심업체가 과도하게 늘면서 연체채권 매각 경쟁이 심해졌고 그 과정에서 채권 가격이 올라 추심 강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부적격 업체를 퇴출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또 매입채권추심업자 양수 채권을 모두 신용정보원에 등록하도록 하고 미이행 시 최고 영업정지·등록취소의 제재 조치를 부여하는 등 관리·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은희·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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