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서 군인 5명에 ‘칼부림 협박’…맞춤법 말싸움에 결국 전과자됐다 [세상&]

공중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피해자 사칭해 허위 범죄 예고 글 게시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논산 육군훈련소, 지하철역, 사전투표소 등에 살해, 방화, 폭탄설치 등 허위의 범죄 예고 글을 200회 가까이 올린 네티즌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13형사부(부장 장석준)는 협박, 공중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은 A씨에게 지난해 11월 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A씨는 전과자가 됐다.

사건은 지난해 3월~6월께 3개월간 발생했다.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가 맞춤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다. 피해자가 사과하지 않자 A씨는 앙심을 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피해자를 사칭해 허위의 범죄 예고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괴롭히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내 이름 XX(피해자의 이름), X고교 3학년, 3월 10일 오후 1시에 훈련소 앞에서 칼부림 할거다”라며 “군인 최소 5명 살해할거니까 각오해라”라고 적었다. 피해자의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며 “꼬우면 연락하라”고 했다. A씨가 올린 글 때문에 당시 경찰관과 군인 24명이 출동해 신병 입소식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검문 검색, 순찰 등 경비 업무를 해야했다.

A씨의 범행은 꼬리가 금방 잡히지 않았다. 그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계획적으로 VPN(가상 사설망) 장비를 구입해 본인의 IP 주소를 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차례 가까이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사칭한 허위 글을 게시한 결과, 결국 검거됐다.

그는 논산훈련소뿐 아니라 사전투표소, 다수의 지하철역 등 다수의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기름통에 불지를 것이다”, “폭탄을 설치해놨다”는 등 허위의 범죄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피해자가 맞춤법을 지키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사칭해 허위의 범죄 예고 글을 게시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으로 인해 다수의 경찰, 군인, 소방관, 행정공무원 등이 동원돼 낭비된 공권력이 매우 크다”며 “다수의 시민이 상당한 불안감과 불편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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