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적부심 청구했는데 ‘휴일·야간’이라 변호인 접견 제한…헌재 “기본권 침해”[세상&]

“누구든지 체포 당한 때 ‘즉시’ 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있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체포적부심사 준비를 위해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는데 ‘휴일·야간’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A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을 인용했다. 헌재는 “토요일 야간임을 이유로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려는 청구인의 변호인에 대해 변호인 접견 신청을 거부한 교도소장의 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2월께 체포돼 같은날 구금됐다. 그의 변호인은 체포적부심사 청구 준비를 위해 교도소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토요일 야간이라는 이유였다. 교도소 측에선 수용자의 접견은 근무시간 내에 실시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근무시간에만 변호인 접견이 가능하다는 건 A씨 입장에서 불리했다. 체포된 피의자는 48시간 이내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석방된다. 이 때문에 체포적부심사를 받으려면 48시간 이내로 이뤄져야 한다. 교도소 해석대로라면 토요일 밤에 체포된 A씨가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는 시간은 월요일 오전 8시 이후 최대 30분에 불과했다. A씨 측에선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2023년 3월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헌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고자 하는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권은 해당 권리의 필수적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체포 직후 신속하게 변호인을 접견하는 것은 체포적부심사청구뿐 아니라 수사 초기의 대응 및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살폈다.

그러면서 “교도소장은 공무원의 근무시간 외에도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해 접견이 특히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해당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미리 확보해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권리를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지난 2023년 당시 45분간 변호인을 접견한 뒤 체포적부심사 청구가 기각됐다.

하지만 헌재는 “이미 종료된 행위에 대해 위헌확인 결정을 선고한 것은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한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교정 실무가 개선되도록 하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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