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드림 막혔다”…시민권자에게만 SBA대출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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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 정부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에서도 반(反)이민 기조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영주권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에게는 앞으로 대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정책까지 내놨다.

미 CBS 방송은 3일(현지시간) 미국 중소기업청(SBA)이 다음 달 1일부터 핵심 대출 제도인 ‘7(a)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을 미국 시민권자(citizens)와 미국령 사모아 등 출신의 ‘국민’(nationals)으로 제한한다고 보도했다.

SBA는 이날 정책 공지에서 “중소기업 대출 신청 기업의 소유주 100%가 미국 시민이거나 미국 영토 내에 거주지를 둔 국민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영주권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는 사실상 해당 프로그램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7(a) 프로그램’은 SBA의 대표적인 금융 지원 제도다.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대출에 정부가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최대 500만 달러(약 72억5000만원)를 운전 자금, 부채 상환, 장비 구입, 부동산 매입·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매기 클레몬스 SBA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SBA는 미국 시민을 위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고 있다”며 “납세자가 우리 기관에 맡긴 모든 세금은 오직 미국의 일자리 창출자와 혁신가를 지원하는 데 쓰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미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한국인 영주권자 등은 향후 SBA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 단체와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 지원 네트워크인 ‘카메오(CAMEO)’ 관계자는 “이민자들의 창업 비율이 미국 태생보다 두 배나 높다”며 “합법적 영주권자의 대출 접근을 막는 것은 경제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 상원 중소기업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인 에드워드 마키(매사추세츠), 니디아 벨라스케스(뉴욕) 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성실한 이민자들이 사업을 시작·확장하는 것을 돕는 대신 영주권자의 대출을 막아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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