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2억원’ 안 갚는 30년 지기, SNS서 미쉐린 단 아들 일상은 호화

72세 여성의 절절한 하소연에 누리꾼들 공분
친구 “식당 운영 어렵다” 2억원 빌린 뒤 파산
레서피 전수받은 아들 식당은 연매출 50억원대
상환 요구에 “너 때문에 아들 이혼할 판” 당당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2억원을 빌려간 뒤 13년째 갚지 않고 있는 30년 지기 친구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한 70대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돈을 빌려 간 지인의 자녀가 연매출 50억원대에 ‘미쉐린 빕구르망’에도 선정된 강남 유명 식당을 운영하며, 소셜미디어(SNS)에선 호텔과 골프, 명품 소비를 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커졌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올해 72살 된 노인”이라는 작성자 A 씨의 이같은 사연이 시선을 잡고 있다. 해당 사연은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서도 방송됐다.

A 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 가슴에 맺힌 이 억울함만은 꼭 털고 가고 싶다. 이 곳(커뮤니티)을 추천받아 떨리는 손으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A 씨에 따르면 13년 전 A 씨는 30년 지기 절친 B 씨에게 2억원을 빌려줬다. 과거 B 씨는 A 씨가 어려울 때 몇천만 원을 흔쾌히 빌려줬고, 이후 A 씨가 성실히 갚았던 인연이 있다.

당시 B씨는 “가게 운영이 어렵다”며 2억원을 요청했고, A씨는 차용증을 쓰지 않은 채 현금을 건넸다. A 씨는 “저에게는 그 친구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과거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었다. 2억원이라는 큰 돈을 빌려주면서도, 친구 사이에 야박하게 차용증을 따지는 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후 B 씨 부부는 파산 신청을 하면서 A 씨 이름을 채권자 명단에 넣었다.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갚겠다’는 B 씨의 말에 A 씨는 파산승인을 해줬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식당을 오래 운영했던 B 씨는 둘째 아들에게 레시피를 전수했고, 이후 아들의 식당은 소위 대박이 났다. B 씨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는 등 유명세를 탔다. 아들은 식당 소개 글에서 ‘부모님께 레서피를 물려 받았고, 부모님이 가게로 와서 맛을 잡아 준다고’고 홍보했다. B 씨의 며느리도 SNS에 B 씨를 두고 ‘식당 고문님이자, 총괄셰프, 요리전문가’라고 소개하며 B 씨가 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는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A 씨가 B 씨에게 연락해 돈을 언제 갚을 건지 물으면, B 씨는 ‘아들이 자리를 잡으면, 내 명의로 식당 열어줄 것이다. 그 때부터 빌려 간 돈 갚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의 식당이 6년 만에 연 매출 58억원이 넘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한국에 2호점, 미국에 1호점을 열었다는 기사가 나와도 친구는 돈을 갚지 않았다.

B 씨는 ‘70만원 월세집에서 어렵게 산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A 씨가 접한 B 씨 아들과 며느리의 일상 모습은 이와 달랐다. A 씨는 “좋은 신도시 아파트에 살며, 명품백에, 그릇들, 좋은 레스토랑에서의 가족 행사까지, 며느리 진급 땐 꽃다발도 보내주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원금은 커녕 이자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A 씨가 답답한 마음에 B 씨 아들에게 연락했지만, 아들은 “어머니가 본인 명의로 식당을 열어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B 씨는 A 씨의 상환 요구에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해지고 자살하겠다”면서 “신고하고, 고소하라. 나는 법적으로 문제 없다. 너 때문에 아들 이혼하게 생겼다. 아들 앞 길 막지 말라”고 소리를 쳤다. 그러더니 전화번호까지 바꿨다.

B 씨 아들도 만일 모친의 채무 내용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맞섰다. A 씨는 “작년엔 그래도 친구 아들이 5000만원을 매달 100만원씩 갚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 말도 쏙 들어갔다”고 했다.

A 씨는 “잘나가는 식당이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한 부모님의 레서피로 탄생했고, 엄마가 식당 총괄셰프로 일하는 것처럼 마케팅 해왔다면 엄마 채무에 대해 아들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봐야하는 것 아니냐”며 “첫째 아들 결혼 비용에도 제가 빌려준 돈 일부가 들어간 걸로 아는데, 좋은 동네에 집도 샀다하고 회사 임원으로 잘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 빌려주고도 왜 죄인처럼 달라고 빌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5% 법정이자까지 하면 벌써 3억 3000만원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13년이나 시간을 끌고, 법적으로 파산했으니 문제 없다는 친구. 식당 해외 지점은 계속 열면서 어렵다는 아들, 사과도 없는 이들의 태도가 속상하지만 방송 이후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해 주셔서 큰 위로가 됐다. 감사하다”고 했다.

방송 이후 논란이 일자 해당 식당은 SNS를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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